결혼한지 1년도 안된 아직 신혼인데 와이프 암에 걸림
그래도 젊으니까 어떻게든 이겨내겠지 하고 와이프 계속 다독이고 있는데
왜 이리 안 좋은 소식만 들리는지 모르겠다.
1.상태 안좋아서 병원감
2.암일지도 모르니 큰 병원 가세요 ->암맞음
3.아직 초기겠지->초기아님
4.그래도 전이는 안됬겠지->전이됨
5.그래도 상태안좋은 암은 아니겠지->희귀암
6.수술하면 그래도 치료되겠지->열어보니 CT 찍은것보다 심각함.
수술로 치료 다 못끝냄
오늘 의사가 와서 다른 곳 추가 전이 의심가는데 여기도 전이된게 맞다면 4기말이라는 설명들으니까 진짜 멘탈이 나간다.
더 웃긴게 뭐나면 이게 다 1개월 반만에 일어난 일이라는거다.
빨라도 너무 빠르다. 개씨발 개복하고 보니 4기라는게 말이되는 소리냐
증상 나타난지 한달됐는데
의사는 개복해서 확인된 암 중 제거가능한 98프로는 남은거는 항암과 방사선으로 치료하면 된다고 하는데
와이프 걸린 암 찾아보니 항암제나 방사선은 거의 효과가 없고 수술밖에 답이 없다는 내용만 잔뜩있어서
와이프는 벌써부터 희망이 없어보이니 항암치료 안 받으면 안되냐고 그냥 퇴원해서 병원말고 집에서 죽고싶다고 한다.
이거 때문에 걔속 옥신각신 함. 치료받아야 한다. 말아야 한다.
근데 진짜 어떻게 포기해. 그러면 진짜 죽는일밖에 안 남았는데
와이프가 암 걸린 담에 매사에 부정적이고 병원가기 싫어하고 수술 받기 싫다고 늘 울었는데
이번에 4기 의심된다는 말 들으니 나도 멘탈갈려서 와이프 말 들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친구도 혈액암으로 중환자실에서 아무것도 못먹다가 혼수상태에서 가버렸는데
죽기전에 의식차려서 사이다 먹고싶다고 한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장례식에서 친구 아버님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병원에서 고생 안시키고 하고싶은거 하게 해줄걸 하면서 후회하신던걸 들었는데
나도 같은 후회를 할까봐 너무 무섭다.
오늘 계속 와이프에게 항암 받으라고 설득하면서 계속 머리에서 이런 생각이 맴돈다.
내가 결정 잘못 내리면 어떻하지?
내가 쓸데없이 치료해서 시간 날리는 거면 어떻하지?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데 치료를 포기하는 거라면?
마음속에서 갈피 잡기가 너무 힘들다.
더 미치겠는건 이런거를 맘 터 놓고 말할데가 없다는거다.
장인 장모님은 내가 보기에는 진짜 미덥지 못하다.
와이프 어리광 다 받아주면서 그냥 하자는 대로 따라갈거 같고
애시당초 와이프 건강에 안 좋을거 같은 습관 다 내버려두고 맘대로 키운게 장인 장모다.
살빼야 하는데 살 빼라는 소리 안하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데 그냥 냅두고
편식 심해서 몸에 좋은 건 다 싫어하게 만들고
이런 생각하면 안되는데 장인 장모님 생각할때마다 화가 난다.
부모님은 원래부터 와이프 별로 안좋아해서 너무 냉정한거 같고
오늘 와이프 상태 설명하면서 감정이 격해져서 좀 울었는데
아직 4기 확정된것도 아닌데 남자새끼가 그런걸로 운다고 혼났다.
너무 냉정하게 말하셔서 좀 많이 섭섭했다.
와이프가 암 걸렸다는 소식 듣고 위로차 오셨다가 와이프가 보기 싫다고 집앞에서 돌아가신 일이 있는데
그걸로 화가 많이 나셨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아니면 어머님하고 아버님도 암에 걸리셨다가 다 잘 극복하셨으니 와이프도 그럴거라고 생각하시는지도 모르겠고
이런 고민들을 솔직하게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공유했으면 하는데 그러지를 못한다.
관련 커뮤들 전부에 와이프가 이미 가입해놨기 때문이다.
와이프에게 말해준 적도 없는데 이미 내 아이디 다 알더라
희귀암이라서 검색해 보면 무조건적으로 걸리는 것도 있고
내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옳은 건지 모르겠다.
계속 와이프를 설득하는게 맞는지 아니면 와이프의 의견에 따르는게 맞는건지
내 결정에 후회가 없기만을 바랄 뿐이다.
오늘 전이가 안되었다고 검사결과 받았습니다
앞으로 치료잘받도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