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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대 때 연락도 잘안되고 자기멋대로인 남자친구와 

8년의 연애를 했었습니다.그 중간에 군대도 기다려주었구요. 

남자친구가 외국에서 학교를 다녔기에 그 기간이 거의 지옥같은 순간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결국 바람을 피워서 떠나는 순간엔 정말 너무 힘들었답니다.

몇개월을 허무한 마음으로 보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크게 마음을 못냈지만 

그 사람은 

나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라는게 느껴지는 사람이었습니다.

연락도 세심하게 해주고 걱정도 해주고 예쁜 선물도 해주고 

내 부족한 부분도 잘 받아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예민하고 이미 상처투성이었던 저 때문에 

그 사람은 일도 못하고 저를 챙겨주느라 신경을 썼고 

그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겪게 되었습니다.

그럼 저를 덜 챙겨주고 일을 하였으면 되었지만

일에 집중하려하면 내가 예민하게 화내고

나를 챙겨주면 일을 안한다고 화내는 순간이 반복되었습니다. 

그것 외에도 나는 지난 연애에서 상대방에게 받았던 행동들을

그 사람에게 모두 퍼부었습니다. 

연락이 안되거나 그만하자고 하거나 의심하거나 화나면 밀치거나 

그 와중에도 그 사람은 한번도 화내지 않고 나를 달래주고 내 상처를 어루만져주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한템포만 자기를 따라서 해보자고 한 적도 있었지만 그래서 우리 결혼을 꿈꿀수 있게

해보자고 한적도 있었지만 내 성질에 못이겨서 그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루도 쉬지 않고 2년동안 나를 챙겼던 그는 7년의 연애보다 훨씬 많은 기간동안 나를 챙겨주었기 때문일까요?

멍청한 나는 그가 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나랑 같이 밥먹어주고 놀아주느라 관리 못한 상태가 보기 싫었고 

내 시간에 맞추느라 자기 시간이 없는 그가 한심했습니다. 

그렇게 여전히 나를 세상 그 무엇보다 아껴준다는 것을 뒤로 한 채 이별을 고했습니다. 

이별하던 중에도 내 걱정과 건강을 걱정하고 따뜻하게 안아주며 떠났습니다. 

떠난 후에도 정서적으로 불안한 내 걱정으로 때때로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해 

나를 많이 챙겼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내 감정에 집중하고 내 가족과 내가 하던 일에만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가 남겨준 추억이 너무나 많았기에 문득 문득 생각났지만 

30대가 초반에 시작하는 나이었기에 다른 걱정들로 그 생각을 덮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도 나랑 같은 나이고 그 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해 보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억지로 그 생각을 지우고 지웠고 멀리서 들려오는 그의 소식도 애써 듣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은 어느 날에 

지인에게서 그 사람의 부고를 들었습니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던 사람인데 뛰어내렸다 하더군요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아 압박도 많이 받고 사람들을 아끼던 사람인데 배신도 너무 많이 당해 

견딜수가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사는 그 사람의 많은 시간을 마지막 내가 가져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연락을 하지 않고 무작정 왔다갔다하니 4시간 5시간씩 기차역에서 나를 기다리던 사람이었으니까요. 

추운 겨울에도 연락안되는 내 걱정 때문에 무작정 몇시간씩 기다리고 그렇게 만난 내가 화내도 

웃어주던 사람이었어요 늘 불안하고 어지러웠던 나를 위해 늘 웃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고 밝게 대해주었어요 

어느 순간 마음이 돌아섰다고 생각해서 심하게 밀쳐내었는데 

내가 밀쳐내지 않았어야하는데 마지막에 한번도 당신을 사랑한 적 없었다고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왜 이제와서야 왜 이렇게 되고나서야 내 마음은 그때 그게 잘못이라는걸 알려주는걸까요 

왜 나는 나를 제대로 사랑해주지도 못한 사람들에겐 8년이란 시간을 쏟고

이 사람에겐 그래주지 못했을까요. 

이제 알 것 같아서 아껴줄수 있고 사랑해줄수 있고 보답 할 수 있을것 같은데 

어떡하나요. 이 마음 어떻게 어떻게 달래야하나요. 

  • ?
    익명_94298461 글쓴이 2020.10.18 23:48
    @익명_41743558
    반은 맞고 반은 틀린것 같아요 저도 익명에 기대서 글을 썼기에 감수해야할 이야기지요 이 이야기만큼만 되었어도 덜 슬펐을텐데 저는 존못에 그닥 인기가 없는 타입이었다면 상대는 저랑 동갑에 일하느라 바빠서 누굴 만날 여유가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런 사람이 저에게 헌신해서 모든걸 잃었던거죠 정말 금사빠였으면 좋았을텐데 몇년을 그냥 허덕이다가 그 사람 떠났어요
    새로운 남자는 어떻게든 만나지만 날 정말 좋아해주는 사람은힘든것 같아요
  • ?
    익명_49778004 2020.10.18 21:50
    저는 남자분의 입장과 약간 비슷해요 중요한건 글쓴이가 이렇게 힘들어하길 바라진 않았을거에요 큰일 치루셨으니 다시는 후회할짓 안하도록 다짐하고 잘지내세요 그게 할수있는 일이에요
  • ?
    익명_94298461 글쓴이 2020.10.18 23:43
    @익명_49778004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ㅠ잘지내도록 힘내봐야겠죠
  • ?
    익명_33711313 2020.10.18 22:10
    안타깝지만 연이 닿지 않았다면 그건 그거대로 어쩔수 없는거지요. 돌아가신건 안타깝네요.. 정말 좋은 인연을 만났다면 그 사람에게 잘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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