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기는 하지만 나한테 관심 있는 것 같은 애가 있음.
걍 김칫국일수도 있긴 한데 왜 이렇게 생각했나 몇개만 늘어보자면:
새벽까지 과제하느라 깨어있었더니 나 현활 중인거 보고 빨리 자라고 잔소리, 과제 해라 공부해라 잔소리 (여기까진 그럴 수 있음) 드라마 추천해달래서 시지프스 추천해줬더니 도입부 무서워서 혼자 못 보겠다고 다음에 자기랑 같이 봐달라고 함, 과제 다 끝내면 커피 사주겠다 함 (난 걔한테 뭐 사달라 한 적 없음), 한국애 아닌데 번역기 돌렸는지 한국말로 계속 귀엽다 귀엽다 함, 등등...
여기까지만 보면 그래서 뭐 어쩌자는 거지 싶을 수 있는데 문제는 내가 얘랑 두 번 본 사이라는 거임. 내 학교 친구의 친구라서 내가 친구들이랑 놀 때 걔도 꼽사리 껴서 두 번 봄. 제대로 소개 받는 자리도 아니었고 그냥 어느 날 못 보던 얼굴이 있길래 학교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다른 학교 다니는 자기 친구라는 거임. 그래서 그런갑다 했고, 대화도 거의 안 했음. 애초에 잘 모르는 사이라 할 말도 없었고 걔도 나한테 딱히 말 걸거나 하진 않았음.
근데 만나선 말도 안 걸더니 갑자기 이러니까 좀 당황스러움... 실제로 만나선 대화 몇 번 안 해봤으면서 채팅으로 이런다는 게 사람이 가벼워 보이기도 하고 너무 갑작스러운데 이거 나한테 관심 있는 거 맞는 거냐...? 내가 남자랑 대화해 볼 일이 많이는 없어서 잘 모르겠어서 내 촉이 맞는 건지 아니면 내가 자의식 과잉인 건지를 모르겠음. 형들이 좀 봐줘... 관심 있는 거 맞아 보임? 만약 맞으면 철벽 어떻게 쳐야 얘가 알아듣고 그만두냐...? 친구한테 고민 상담 해보고 싶기도 했는데 상대는 그냥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말 걸고 장난치는 건데 내가 자의식 과잉이라 오해했을 수도 있는 거잖아 그치. 그리고 설령 얘가 나한테 관심 있는 게 맞다 쳐도 그런 걸 나랑 그 남자애를 둘 다 알고 있는 애한테 말하는 것도 좀 아닌 것 같고 ㅇㅇ. 여튼 그래서 남자들한테서 조언 좀 구하고 싶은데 형들이 보기엔 어때 보여. 내가 그냥 착한 애 오해하는 거겠지??
+) 댓글 보고 나니 내가 내 입장은 명확하게 안 써놓은 것 같아서 추가:
내 입장은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관심도 없어서 (걔라는 사람도 그렇지만 그냥 연애 자체에도) 내가 자의식 과잉인거면 그냥 내가 쪽팔리고 말 일이지만 상대가 나한테 관심 있는 게 맞다면 '난 너한테 관심 없다'를 어필하고 싶은 상황임. 다만 난 얘가 나한테 관심 있는지 아닌지가 100% 확실한 게 아니다보니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