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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가 심하셔서 부모님께서 각방을 쓰신지도 꽤 됐습니다. 어느정도냐면 저희 집이 복층인데, 다른 방을 넘어 다른 층에까지 코골이 소리가 크게 들리고 (문은 닫혀 있습니다) 정말 심할 땐 땅이 진동하는 느낌까지 납니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땅이 울립니다. 앞서 말했듯, 층이 다른데도요.

게다가 전 잘때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게 잠드는 편입니다. 창문 열어놓고 공사 소리가 들어와도 못 일어나고 계속 잡니다. 제 동생은 저보다 심해서 한 번은 집안에 화재 경고음이 울렸는데 세상 모르고 잔 적도 있습니다. 그 정도로 무던한 저와 동생이 가끔 아버지 코골이에 밤중에 깬 적이 있을 정도인지라 밤귀가 밝고 예민하신 편인 어머니가 특히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일이 고되고 피곤하실테니 코 고시는 걸로 뭐라 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코 골며 주무실때는 얼마나 힘드실까 싶어 괜히 좀 찡해지기도 해요.

다만 결국 그것 때문에 가족 전체의 수면 스케쥴에 영향이 가고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특히 어머니는 밤에 들리는 아버지의 코골이에 잠을 뒤척이다 다음 날 기상해서 출근하시는 걸 무척이나 힘들어 하십니다. 귀마개를 사용해도 땅으로 진동이 전해져서 소용 없다시네요.)이기 때문에 계속 뒀다간 어머니께서 아예 별거나 이혼을 하실 기세더군요... 아버지는 '남편이 일이 얼마나 힘들까-하고 보듬어주진 못할망정 그딴 소리를 입에 올리냐'며 극대노 하시는데... 아버지껜 죄송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저와 동생은 어머니의 심정이 어느정도 이해가 갑니다... ㅠㅠ 일이 얼마나 고되고 몸이 힘드시면 저럴까 싶지만 그것과 별개로 잠을 못 자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요... 위에서 말했듯 귀마개를 껴도 땅으로 진동이 전해져서 결국 깨기 때문에 가족들이 귀를 틀어막는 것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거기다 제가 알아보니 어느정도의 심하지 않은 코골이는 평소에 코를 골지 않던 사람도 많이 피곤하면 골수도 있고, 심각한 문제는 아닐 수 있지만 다른 방에까지 들릴 정도의 코골이라면 무호흡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 고혈압을 유발하거나 뼈, 치아 등이 약해질수도 있어 하루빨리 병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게 권장되더군요... 안 그래도 아버지가 이제 슬슬 나이도 있으시고, 뼈나 관절을 포함한 건강이 전체적으로 안 좋아지시는 게 눈에 보여서 더 신경이 쓰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아직 고혈압 수준은 아니지만 혈압도 조금 높으셔서 조마조마합니다. 코골이로 인해 무호흡증이 생기면 수면질이 떨어진다 하니 아버지의 피곤에 이것도 한 몫하지 않을까 싶고요.

 

가족들의 수면질도 걱정되고, 아버지의 건강도 염려되어 넌지시 검사 얘기를 꺼내본적이 있지만 아버지께선 "내가 코 좀 곤다고 병원에 데려가려는 거냐", "새빠지게 일하느라 피곤해서 그런건데 싹바가지가 없다", "이래서 자식새끼 키워봐야 쓸모없다"라는 말만 반복 하십니다 ㅠㅠ 코골이에는 피로도 당연히 한 몫 하겠지만 그것도 정도가 심해지면 수면장애의 일종이어서 아버지 건강에도 악영향이 간다, 아무리 주무셔도 피로가 안 풀리시지 않느냐 수면질이 좋지 않으셔서 일수도 있다, 라면서 설득을 해봤지만 결론적으론 그저 화를 내시며 온갖 쌍욕을 퍼부으셨습니다...

 

사실 저 본인은 조만간 독립할 예정인지라 크게 신경은 안 쓰입니다... 얼마 안 있으면 아버지의 코골이를 들을 일이 없지요... 다만 최근 들어 노화로 인해 마찬가지로 건강이 악화되고 그만큼 예민해지신 어머니가 통 잠을 못 이루시면서 결국 아버지와 싸움이 잦아진 것과, 아버지의 무호흡증 가능성, 그리고 그로 인해 발병할 수 있는 여러가지 합병증의 가능성이 상당히 신경 쓰이고 걱정됩니다. 안 그래도 건강이 좋지 않으신 분인데 이제 나이가 드셨으니 특히 더 조심하셔야 해서요... 화재 경고음이 울려도 못 듣고 자던 동생마저 최근들어 아버지의 코골이가 더 심해진 것 같다, 공부하다 말고 자다 말고 코골이가 30분씩이나 끊기지 않고 들리면 노이로제에 걸리고 미쳐버릴 것 같다, 코골이 소리가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뚫고 들어온다, 라면서 힘들어 하는 바람에 저 혼자 맘 편히 집을 떠날 수도 없게 됐습니다...

 

아버지의 코골이로 신경 쓰이고 염려되는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 어떻게 아버지가 검사와 치료를 받으실 수 있게끔 잘 말씀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암만 아버지 건강이 염려된다 말씀 드려도 "나 아직 정정하다", "무시하지 마라", "코 좀 곤다고 환자 취급을 하냐", "그렇게 심하지도 않은데 꼴값 좀 떨지 마라"면서 제 말을 도무지 안 들어주십니다... 어머니는 10여년간의 설득 끝에 설득을 포기하시고 당신이랑 한 집에서 못 살겠다는 말만 반복하시느라 어머니를 통해서 말씀을 드리면 늘 싸움이 나고요... 동생 통해서 말을 전하면 질린다는 듯이 얘기하기 때문에 또 다른 싸움이 납니다 ㅠㅠ

코골이 때문에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서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버지를 설득하려하니 코골이의 ㅋ자만 나와도 아버지는 노발대발 화를 낼 뿐 아니라 욕까지 하시니 어찌해야 하나 난감한 상황입니다.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 ?
    익명_26845003 2023.07.01 10:54
    고민 방송 프로그램 사연 신청해도 안 나가겠네
    대판 싸우다 이혼 얘기 나와야 병원 갈 듯
  • ?
    익명_60739316 글쓴이 2023.07.01 12:37
    @익명_26845003
    이혼 얘기가 오가는 와중인데도 어디 그런 말을 입밖에 내느냐, 며 역정만 내고 계시는 상황입니다 ㅎㅎ…
  • ?
    익명_95546607 2023.07.01 11:02
    영상 찍어서 보여줘요
  • ?
    익명_60739316 글쓴이 2023.07.01 12:38
    @익명_95546607
    보여드린 적이 있긴 한데… 돌아온 반응은 “어쩌라고에 가까웠습니다ㅠㅠ
  • ?
    익명_95544294 2023.07.01 11:07
    우리 아버지도 코 심하게 고시는데
    코골이 수술 받고 집에서 자다 죽은 사람이 주변에 있어서
    수술은 안 하심
    그나마 살을 빼시면 좀 나아요
    살을 빼시게 하는 방향으로 해보세요
  • ?
    익명_60739316 글쓴이 2023.07.01 12:40
    @익명_95544294
    찌신 체형은 아니셔서요… 정상체중이십니다. Bmi수치도 정상이시고… 그래서 아마 살이 문제가 아닌 듯 하네요ㅠ
  • ?
    익명_32494757 2023.07.01 11:30
    코골이 관련 혀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그리고 혹시 무호흡증이나 혈압까지 높으시다면 양압기 조심스럽게 추천드립니다.
    무호흡증이나 코골이 측면에선 매우 좋은데 단점은 안구건조나 팔자주름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 ?
    익명_60739316 글쓴이 2023.07.01 12:40
    @익명_32494757
    운동이나 양압기를 권유한다고 그걸 받아들이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한 번 알아보고 슬쩍 말씀은 드려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
    익명_74928780 2023.07.01 12:14
    먼저 아버님께 수술보다 수면다윈검사 후 양압기 추천 드립니다.

    장점은 혈압과 당뇨가 완화됩니다.
    스트레스 받으면 뒷목이 뻐근해지고
    런닝하다 혈당쇼크와서 그냥 길바닥에
    1시간 동안 누워있던 적도 있었지만
    양압기하고부터 수치가 정상범위까지 낮아졌습니다.
    위와 같은 증상들도 없어졌고요.

    그리고 수면의 질이 완전히 다른 차원이 됩니다.
    저는 잠귀가 엄청 밝은 줄 알았습니다. 문자 진동에도 깼죠.
    덕분에 거의 2~3번은 일어나서 화장실가고 물 마시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코골이로 잠을 깊게 자지 못해서 그런 거더군요.
    지금은 6~7시간 깨지않고 쭉~ 잡니다.

    글쓴이분이 독립하신다고 하니 아버님 연세가 적어도 50대 중반 이상이실 것으로 보입니다.
    그 나이 대에는 거의 대부분 혈압이나 당뇨 한 가지 정도는 가지고 계시죠.
    코골이 심한 분은 대부분 무호흡이 동반되는데 양압기가 혈압, 당뇨 완화에 분명 도움이 됩니다.

    수면의 질이 나쁘면 회복이 안 되며 피로가 안 풀리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나이드신 분들이 스트레스 받는 것 중 하나가 새벽에 일찍 깨시는 겁니다. 그리고 초저녁 잠이 많아지죠.
    이런 것에 다른 원인도 있지만
    수면의 질이 낮음 -> 피곤하게 하루 시작 -> 퇴근해서 씻고 밥 먹으면 피로 때문에 초저녁에 잠듬 -> 새벽에 기상 -> 피곤한 하루
    이 악순환의 고리는 끊을 수 있습니다.

    저도 코골이 살면서 저보다 심한 사람은 못 봤습니다.
    소음이 집 안에서는 방문 2개를 뚫었으니까요.
    잠을 못 자니 성격도 예민해서 소음과 제 성격으로 가족들이 고생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잠을 푹 자니 예민한 성격도 많이 유해지고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살았었구나' 하면 그 동안 어떻게 살았나 생각도 듭니다.

    비용측면에서도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수면다윈검사는 진단이 나오면 실비지원이 되는데 글 대로라면 진단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양압기는 임대형식인데 이것 또한 의료보험이 되서 월 2만원 정도입니다.
    혈압, 당뇨약 먹고 나중에 합병증 수술하는 거 대비 정말 저렴한 비용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스크와 공기호스로 인해 처음 적응기에는 좀 불편합니다.
    뒤척이면 한 번씩 호스가 걸리적거리기도 하고 산소마스크 쓰고 잔다는 게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됩니다. 양압기 세척과 건조도 신경써야하죠.
    하지만 그 단계만 지나면 가족이 쓰라고 안해도 아버님께서 알아서 쓰실 겁니다.
  • ?
    익명_60739316 글쓴이 2023.07.01 12:41
    @익명_74928780
    현재 치료는 커녕 병원 진단도 거부하시고 있는 상황인지라 양압기를 사용하실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 “꼴값떤다” “니 눈엔 내가 환자로 보이냐?” 정도로 반응하실 듯한 ㅠㅠ…
  • ?
    익명_74928780 2023.07.01 15:19
    @익명_60739316
    예 그래서 설득이 아닌 설명이 중요합니다.
    코골이 녹음하거나 녹화해서 보여줘도 체감이 안 되는데
    주변에서 심하다 얘기들어도 그런가보다 하지
    코골이 듣는 입장을 모릅니다.
    본인은 못 듣거든요.

    친구들하고 놀러가서 잘 때
    와 저렇게 코고는 게 사람새끼인가 싶었는데
    제가 더 심하다고 해서 문제인지를 했고요.

    글에서보면 평소에 코골이 때문에
    가족들의 구박이나 잔소리를 아버지께서 많이 들으시고
    코골이라는 단어 자체에 짜증이 나 있으신 것이 아닌가 싶네요.
    아래의 사항을 준비 잘해서 설명 드리시고 아버님께 생각할 시간을 좀 드리세요.

    1. 무호흡의 위험성 -> 당뇨,혈압 증상 완화
    2. 수면의 질 개선 -> 삶의 질 개선
    3. 저렴한 비용
    4. 비수술적 방법

    '하세요!' 같은 압박이 아니라
    검사와 처방의 긍정적인 면과
    현상유지의 부정적인 면을 설명드리고
    선택을 유도하세요.
  • ?
    익명_52307988 2023.07.01 13:14
    일단 병원부터 가셔야 하는데 글쓴이 아버님처럼 난 아직 건강한데 뭘 병원이야 이러시면 솔직히 답이 없습니다.
    환자가 본인이 원해서 가야 의사말도 잘 듣거든요.
    일단 밑밥부터 까셔야 합니다. 요즘 워낙 나라에서 혜택 주는게 많다. 다른 사람들도 1년에 한번씩은 아니더라도 건강검진은 꼭 한다.
    비용 많이 안들고 오히려 무료다 이런식으로 밑밥 깔면서 병원으로 가게끔 유도해야 합니다.
    대충 글로만 봐서 아버지의 성향이 딱 이렇다 말은 못 드리겠지만, 국가건강검진도 안받으시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일단 국가건강검진부터 한번 받고나면 좀 달리지실것 같습니다. 물론 이때 검진해주는 의사분한테 따로 아버지 상황을 잘 말씀드려서
    전문분야 병원으로 가게끔 유도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 ?
    익명_96070818 2023.07.01 16:33
    우선
    주무실때 배게베고 주무시는데 경추배게라고 하는것들을 쓰면 기도가 확보되서 코골이가 확 줄어듭니다.
    잠드는 사람도 편안해서 그대로 잠자요
    당장 구매하기는 어려우실테니까 수건을 말아서 목부분에 베고 주무세요
    그러면 당장 효과 보실겁니다.
  • ?
    익명_96070818 2023.07.01 16:36
    @익명_96070818
    그리고 엑스레이 찍어보세요 거북목이 심해서 그러실 수 있어요
  • ?
    익명_03172908 2023.07.01 23:22
    우선 코골이는 병이아니다고 누누이말하시고요
    누구나 코를 골수있습니다

    코를고는것에 초점을 마추지마시고

    코를 골아서 가족이 불편한것에 초점을 마추세요
    나의 가족이 나때문에 불편해하며 그럼에도 같이하길바라기에

    필수적으로 할수밖에없는 항목임을 강조하시길바랍니다

    누누이 말합니다만 병이라던가 이물질취급은 거부감만 커질뿐입니다
  • ?
    익명_46172078 2023.07.02 13:17
    각자 다른지역에서 살어야 하죠 모...
  • ?
    익명_09627031 2023.07.02 16:13
    아버지 방안에 방음장치 해드리면 되는구만
익명 게시판 익명으로 작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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