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힘드신 분들이 보신다면 저게 무슨 고민이야 하실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너무 답답하여 마음을 살짝 표현해 봅니다...
저희 아버지가 5년 전에 기획부동산 사기에 당하셔서.
평생을 모아 산 집을 담보로 빚이 2억 5천이 있는데..
저희 부모님, 저, 동생 4식구가 살고 있는 집입니다.
동생은 대학생인데 아직 정신 못 차렸고. 어머니는 몸이 불편하셔서 일을 따로 하긴 힘드세요.
아버지는 20년 전에 교통 사고로 뇌 수술 받고 기억 상실증 걸리셨는데. 당시에 완치 되었다 생각했지만 아주 미묘하게 정상적인 판단을 잘 못 하십니다.
그렇지만 근치상자로 지정될 정도는 아니라... 경제 활동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자꾸 어디서 사채를 써 오고 사기도 당하시고, 물건 수집증도 있으셔서 경찰서도 많이 다녀 오셨습니다. 거기에 알콜 중독으로 매일 술로 밤을 보내시고...
그나마 본인이 책임 지겠다는 의지는 강하셔서 환갑의 나이에 고되고 더러운 쓰레기 처리장에서 일하시면서 200 정도 받으시는데, 다달이 100만원 넘게 이자만 갚고 있습니다. 원금 상환은 못하고 있어요.
저는 34살이고. 8년째 집에 달달이 50만원씩 생활비를 보태 드리고 있고. 아버지가 어디서 몰래 써 온 사채 독촉 통지서를 발견하고 3천만원은 사채 갚는데 쓴 것 같네요.
자산은 4년된 suv 한 대랑 6천만원 정도 모은 돈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집 빚을 갚는데 동참할 자신이 없네요..
여기다 제 인생을 바치고 싶진 않습니다.
사귄지 6년 된 여자친구도 34살이라 빨리 결혼을 하고 싶어 하는데.. 저희 집 사정을 잘 알고 있는지라 본인도 많이 표현은 못하지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결혼해서 돈 걱정 없이 살게 해 줄 자신이 없으니 헤어지자고 한 적도 있어요. 늦기 전에 좋은 남자 만나라고.
잠시 헤어졌다가.. 여자친구가 연락이 와서 다시 만나고 있습니다.
1년 정도 다시 만나고 있네요. 본인 인생의 가장 예쁜 시절을 저에게 할애한 여자친구에 대한 책임감도 들고..
일단 빚은 집 시세가 2억 5천 정도 하니 집을 팔면 갚을 수는 있어요. 그렇지만 팔면 당장에 4식구가 바닥에 나 앉게 되고, 대출 받고 월세나 전세방 구하려면 또 대출을 하든지 해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될 상황이 될 겁니다.
제가 저희 가족을 부양할 용기도 안 납니다. 너무 비겁한 생각일까요?
저 혼자야 아직 젊으니 나가서 독립하면 어떻게든 살겠지만. 부모님은 어떻게 사실지.. 져버릴 수도 없고.. 고민이 많습니다.
그 와중에 제가 술먹고 사고를 쳐서 오늘 조서를 쓰고 왔는데. 아마 벌금을 내게 될 거라는데. 빨간줄이 끄이게 되는지 직장 내에서 승진에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르겠네요. 답답합니다.
술김이라 해도 제가 사고를 친 부분이니 누굴 탓할 수도 없고...
여자친구도.. 어머니께서 골수암 투병 중이시라 여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둘이서 애 낳고 살아가고 싶은데. 그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만들기가 쉽진 않네요...
제 개인적인 삶은 포기하고 부모님 빚을 갚으며 우리 가족을 지켜야 할지. 아니면 결혼은 하되 여자친구에게도 같이 희생을 강요해야 할지.. 아니면.. 그렇다고 부모님을 져 버릴 수는 없으니.. 막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