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30대 중반 여자고 꽤 오래전부터 해외에 나와있어.
1년에 한번씩은 한국에 들어갔었는데 올해는 코로나때문에 그냥 방안에 있어.
나는 원래도 친구가 많은 마당발 타입은 아니었는데
확실히 학교를 벗어나니까 이젠 정말 친구를 사귈 기회가 줄어드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동안 겪어본 인간관계에 대해 회의적인 감정도 많이 느끼면서 나 자신도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게 예전만큼 적극적이지 않구.
나보다 나이 어린 애들이랑 어울리는 것도 눈치보이고 무슨짓인가 싶어서 예전에 몇 달 해보고 그만둠 (아는 동생이 계속 연락오는데 기분이 좀 쎄하고 걔랑 만날수록 성향이 안 맞는 거 같아서 안 만남)
진지하게 결혼을 생각하는, 교제한지 1년 넘은 남자친구 있는 것도 한몫하는 거 같아. 이젠 남자친구가 애인이면서 절친이니까.
남자친구랑은 주말 내내 같이 있고 평일에는 내 일 하느라 바쁘긴 하지만
아직 미혼이라 그런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여유시간이 나는데
이제는 누구를 부르기가 애매하다. 원래 금요일에 자주 보던 친구가 있었는데 코로나때문에 당분간 못보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내가 외국에 나와서 산 시간 생각하면 나랑 연을 계속 유지해주는 거로 고맙고
외국인친구들은 있지만 솔직히 한국인친구들만큼 친한 정도는 아니고.
근데, 이게 김칫국부터 마시는 걸수도 있지만 앞으로 가까운 미래 (1-2년 내?)로 남자친구랑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게되면
이런 고민을 한다는 거 자체가 사치스러울 정도로 바쁠텐데 굳이 친구를 만들어야 싶기도 하고.
의식의 흐름대로 썼는데
요약하자면, 확실히 30대 중반이 되니까 새로운 친구 만드는 거가 힘들다.
그렇다고 친구를 절실히 사귀고 싶은 나이나 시기인 것도 아니다.
다만 요즘 코로나때문에 원래 있던 몇 안되는 지인들마저 못 보고 재택근무를 계속 하게 되니 여유시간이 확 늘어나서 지금 지루함+외로움을 좀 타는 거 같다.
다른 내 또래 친구들은 어찌사나 궁금해.
내 계명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