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꾸르를 알게 되었고 익명게시판이 있어서 속마음 터놓으려 합니다.
욕 먹겠지만 제 속마음이나 터놓고 가렵니다..
결혼한지 몇달 안되었고, 연애한지 10개월쯤 됐을때 바로 결혼식 올렸습니다.
양가 부모님 지인을 통한 선자리로 알게된 여자였고,
서로 큰 사랑(?)으로 결혼한 것이 아닌 조건에 따라 비슷한 집안이라 결혼 결심하고 바로 결혼 진행했네요.
전여자친구와는 5년 교제하고 결혼얘기 나올때쯤 부모님의 반대 + 결혼 갈등으로 인해
헤어졌었고 헤어지자마자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게 됐습니다.
현재 물질적으로는 풍요롭게 잘 지내고 있지만, 전혀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와이프도 마찬가지인거 같아요.
맞벌이인데 둘다 퇴근시간이 달라 각자 알아서 밥먹고 각자 저녁시간 보내다가 잠만 침대에서 같이 잡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 믿음 이런게 굳건해 지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르게 결혼한 걸까요...
삶이 무기력해지고 의욕이 사라졌습니다.
근데 더 큰 문제는 전여자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큽니다.
전여친에 대해 잠깐 언급하자면 헤어지고 난뒤 전여친이 몇 달을 붙잡았습니다.
헤어지고 다른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과, 결혼한다는 사실까지 알면서도 포기를 못하더라구요.
(차단을 했었지만 메일, 블로그댓글, 친구전화, 쪽지, SNS 등 갖은 방법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심지어는 결혼한뒤에도 연락이 와서 언제까지고 기다리겠다고 하네요.
서로 정말 죽도록 사랑했던 사람이었고 서로에게 헌신적이었던 터라,
지금의 와이프와 저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네요..
이렇게 무기력한 삶을 계속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의욕없이 살다보니 우울증마저 올것 같네요.
무튼... 어디가서 속내 드러내는 성격이 아니고 터놓고 얘기할만한 친구가 있는것도 아니라
익명의 힘을 빌려 글써봅니다.
그리고 결혼은 꼭 사랑하는 사람과 하시기 바랍니다.
누구든 오랫동안 사랑한 여자친구와 결혼해도 권태기도 오고 소원해지기도 하는데 별 애정도 없던 사람과 결혼하면 당연히 마음이 생기기 쉽지 않겠죠.
다만 먼가 충고나 조언이 필요하시다면 몇마디 해드릴게요. 전 여자친구는 이랬는데 잘해줬었는데 헌신적이었는데 이런걸 추억하며 그리워하지 마시고 본인과 전 여자친구가 사랑했고 헌신적으로 노력했던것만큼 노력해보세요.
지금의 부인과는 못해본 여러가지를 지금이라도 해보세요. 퇴근시간에 맞춰서 찾아가서 데이트를 하고 맛있는걸 먹고 작은 선물들을 사주고 더 일상생활에 더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보세요. 본인이 헌신한만큼 절반이라도 돌아온다면 다른 감정을 느끼실 겁니다. 못만들었던 신뢰, 믿음, 사랑 이제라도 만드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쓴소리 한마디만 드리자면 전 여자친구가 너무 좋은사람이라 그리운게 아닙니다. 그사람과 못이어졌기에 그리운겁니다. 더 죽고 못살던 커플들 결혼하고 사이가 안좋아지거나 헤어지는 경우 여럿 봤습니다. 이루지 못한 꿈은 슬프지만 이룬다고 행복함을 보장하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