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자대가 공병여단 경장비중대였음 내 보직은 1611 야전공병
근데 그 중대는 각종 지뢰제거 장비와 전투장갑도저 불도저 페이로더 등등 흔히 말하는 중장비 특화 중대였던지라 난 그냥 편제상 들어가는 그닥 중요하지 않던 보직인지라 대부분의 중대원들과는 다른 생활을 하게됨
겨울에 자대갔는데 어쩌다보니 현 보일러병이 부사수도 없고 곧 전역이라 보일러병 부사수가됨 남들 위병소가고 정비대갈때 딩가딩가 모드라 추가 보직이 생김
사계절 내내 막사 관리보수와 테니스장 관리 겨울엔 보일러 여름엔 예초기를 돌리고 작전훈련때는 무전병을 하는 상상도 못한 울트라 잡병의 포지션을 가지게됨 머 덕분에 포상휴가와 간부들과 친해져서 혜택아닌 혜택은 오지게 받았는데
비온 다음날 테니스장 코트에 소금뿌리고 한마리의 소가되어 롤러질 하고나서 냉장고에 있는 시원한 맥주를 2캔까지 합법적으로 마실수도있었고 영내관사나 영외 관사 예초기 돌리러가면 각 장교 사모님들이 짜장면도 시켜줘 수박도줘 아스크림도 줘 흔히 말하는 몸은좀 힘들었어도 꿀빨았음
여단장이나 간부들 테니스칠때는 자유시간없이 밤 10시까지도 수발들고 그거 다 치우고 들어가느라 피곤할때도 있긴했지만 곧 별달 대령하고 농담따먹기 하는 사병이라는 독보적인 위치에 서게도함
그러다가 찾아온 여름 테니스장 비탈에서 예초기 돌리다가 실족해서 인중 바로위 코 연골쪽 자상에 왼쪽발목과 왼쪽 손목 염좌 그리고 왼쪽 팔목 위 뼈가 골절됨
테니스장에 있던 선임과 내 예초기 부사수 달려와서 의무실로 엎혀갔는데 의무관이 영내 자체내에서 처리할것이 아니라 판단하여 국군병원으로 의무차량타고 후송을감
가서 코 찢어진거 꿰메고 팔 골절난거 엑스레이 찍고 다행이 철심까진 안밖아도 되는 상황이라 그냥 기부스만 하고 입원하여 지루한 병상 생활을 시작함
근데 거기 있으면서 진짜 별애별 사건으로 오는 아저씨들이 천지였음
그곳 가장 고참이자 불쌍한 아저씨가 하나있었는데 교량중대 장간훈련하다가 진짜로 허리가 아작나서 일상생활자체가 힘든거 보고 정말 불쌍하더라
나처럼 넘어지거나 훈련받다가 실족해서 골절이나 관절 아작나서 오는 사람도 많았고 그 이야기로만 듣던 축구하다가 십자인대 파열되서 오는 아저씨들도 봤는데 십자인대 같은 경우는 군병원내에서 수술을 하는게 아니라 대학병원 외래허가 받아서 수술받고 한 일주일 병가받아 있다가 돌아와 군병원에서 입원하고 자대 복귀하곤 했는데 다들 환자라 할게 없으니 늘 서로 영양가 없는 농담 받으며 지내니 정도 많이 들고 살만 찌는 생활이였는데 지나고 보니 그것도 남들은 잘 해보지 못한 추억이 되어 살아감
그렇게 근 한달을 입원하다가 팔은 반깁스한 상태로 퇴원을 하는데 영내에서 저렇게 기부스하고 돌아다니면 군 전투력 방해하는 몹쓸 종자라고 자대복귀 시키는게 아니라 의무대 입원내무반에 일주일간 또 대기를 시켜버려서 혼자서 하루종일 빈둥빈둥 ㅠㅠ
저렇게 다치고도 부모님 걱정하실까봐 나 다쳤다고 말도 못하고 잘 숨기는가 싶었는데 휴가나가서 코 상처때문에 발각당해서 우셨던게 떠오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