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제대로 알자!

호갱들 -> 조금 싸짐 
고객들 -> 비싸짐

다들 좋아하는 메로나로 예로 들어 보자.

메로나의 정가는 1200원이야. 메로나 만드는 회사에서 그렇게 정했어.

그리고 cct, ct, u-라는 유통회사에서 메로나를 공급하는데

걔네가 하는 말이 자기네랑 거래하는 곳은 다 메로나를 1000원 미만으로 팔지 말래.
싸게 팔다 걸리면 메로나 더 이상 공급 안 해 줄거고, 걸릴 때마다 10만원씩 벌금으로 내놓으래.

동네 슈퍼에서 이용자가 적어서 메로나가 많아 안 팔리니까 조금만 떼와.
마트에서는 슈퍼보다 이용자가 훨씬 많으니까 메로나를 슈퍼보다 훨씬 많이 떼와.

그래서 슈퍼는 1000원에, 마트는 800원에 메로나를 공급받고 있지.

슈퍼는 이걸 평소에 1200원에 팔아서 200원씩 남기고.
마트는 이걸 평소에 1000원에 팔아서 200원씩 남겨.

근데 가끔 메로나 유통회사에서 1000원 미만으로 팔면 안 되는 걸 풀어주고
슈퍼나 마트에 공급하는 가격을 깍아주는 때가 있어.
적게는 200원에서, 많게는 700원까지 깎아서 메로나를 공급해 줬어.

(이 이유는 많은데...
이미 만든 메로나가 유통기한이 얼마 안 남았다든가,
메로나가 양이 늘은 걸로 새로 출시되었다든가 하는 등이야.)

700원 깍아줄 때 슈퍼는 300원, 마트는 100원에 공급되겠지.

슈퍼에서는 싸게 팔아도 사러 오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으니까
싸게 공급받는다고 할인을 안 해주고 항상 1200원으로만 팔아.
700원 할인 받아 사올 땐 900원이 남았지. 이 때 많이 팔면 왕창 남았어.

근데 마트에서는 가격을 내리더라도
싼 맛에 사러 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수익이 더 남아서
700원 싸게 떼올 때는 행사가로 300원에 팔았어.

예전에는 이런 구조를 사람들이 몰라서 항상 동네 슈퍼에서 비싸게 샀어.
근데 요즘은 이런 구조가 만천하에 다 알려져 버렸어.
또 마트에서 일하는 애들이 실시간으로 공급가가 싸지는지 어떤지 알려줘.

그랬더니 사람들이 동네 슈퍼로 비싸다고 절대 안 가고
마트에서 행사할 때만 기다렸다가 마트에서만 산단 말이야.

어느 날 동쪽에 있는 사대문에 있는 메로나 마트에서
새벽에 행사하는 게 사진으로 찍혀서 기사까지 나와버렸어.
그래서 메로나를 사러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게 찍혀 버렸지.

그걸 본 아주 높으신 분이 이야기했지.
"국민들이 고작 메로나 하나 사먹자고 새벽에 저렇게 줄 서는 일 없어야..."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공급가격을 마구 바꾸던 메로나 유통회사를 응징했냐고?

아니, 메로나 유통회사에 메로나가 상해서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메로나를 슈퍼나 마트에 싸게 공급하지 못하게 해버렸어.

웃기지? 기가 막히지?

이게 단통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