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가을부터 친해진 친구가 있다
사실 나이차는 꽤 났지만, 그래서 또래간의 비교,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기에 더 편한 사이가 아니었나 싶다
대학까지 다 졸업하고 사회나와서 친해진 친구라서 베프 이런 거는 아니었지만 (여자-여자임)
나름 같이 놀러도 자주 다니고 생일도 서로 챙겨주고
그 친구 생일에는 없는 살림에 비싼 선물을 챙겨주기도 했다 (그렇다고 막 비싼 거 아니고 1-2만원 더 비싼 거)
내가 타지에서 기댈 곳이 없다고 느껴졌을 때 친해져서 나에게는 나름 특별한 친구였다
나 혼자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니고 걔도 나한테 나름 잘하려고 하고 나랑 친하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닐 정도였다.
근데 올해 초부터 뭔가 변하더라.
나중에 알고보니 그 시기가 얘가 몇년간 사귀던 남자친구 차고 한창 다른 남자에 작업하고 걔한테 갈아타는 시기였더라.
그 당시에 내가 밥먹자고 한 두번 먼저 말했는데 일이 바빴는지 뭔지 확답도 안 주고
점심약속 하나 겨우 잡은 거는 다른 잘 모르는 사람 껴서 셋이서 먹음... 자기가 불편하니까 나를 끼워서, 나도 보고 불편한 사람과 식사자리도 해결하려고, 그렇게 한큐에 해결하려고 나름 꾀부린 걸로 추측됨
내가 얘를 서운하게 만들어서 얘가 그러는 거라면
나도 미안한 감정이 들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변했거나 얘를 섭섭하게 만들만한 건덕지가 없다.
자기변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관계에서는 그렇게 서운하게 만들면 나 스스로도 '아 그때는 내가 ㅄ이었네'하는 생각 정도와 일말의 반성의 감정은 드는게 그런 감정이 조금도 들지 않음
나도 앞서 말했듯이 두 번 정도 거절당한 다음에는 연락 안했지
추측건대 연애에서 달달한 시기도 지나가고 직장도 적응되고 하니 이제야 내가 마지막으로 생각난 거 같더라.
얘가 동성인 여자애들보다 남자애들을 더 좋아하고 막 편하게 지내는데, 아무래도 그들이 채워줄 수 없는 감성적인 섬세함이 그리웠던 건지 뭔지......
그동안 나는 정말 많이 고민했었어, 이 인연을 정리할 지 말지를.
상담을 바라는 건 아니고 이걸 딱히 얘기할 곳이 없어서 여기다 그냥 털어놔봐
그친구랑 얘기를 해보는게 정상이라고 생각 안됨? 친구한테 서운한게 있고 먼가 친구의 태도가 별로가 됐다면 직접 말하고 왜그런지 먼일이있는지 계속이럴거면 걍 쌩까자고 하던지 그러고나서 그때 끝을 봤어야지 그냥 두고있다가 다시 연락오니까 이제는 또 니가 귀찮아하고 니 태도가 별로가 됐는데 또 그친구도 너처럼 아무것도 안물어보고 너처럼 쓸데없이 글이나 쓰고 다른 사람한테 징징대고 있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그럼뭐함 똥쌀라고 힘만 죽어라 주다가 안싼거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