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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휴대폰 대리점에 과도한 판매목표 할당하고 달성 못하면 벌금 부과
수익성 낮은 청소년 요금제 판매해도 벌금 부과
"LG유플러스는 고리대금업자처럼 대리점 갈취"
LG유플러스(032640) (10,600원▼ 100 -0.93%)가 휴대폰을 판매하는 대리점에 과도한 판매목표를 할당, 물량 밀어내기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다. LG유플러스는 대리점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페널티(벌금)를 부과하는 등 불공정 거래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리점들은 LG유플러스의 행위를 두고 “겉으로는 대리점의 영업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으나 실상은 고리대금업자와 다름없었다”고 비판했다.
- ▲ LG유플러스의 8개 영업단 9월 실적마감 문서. 문서의 왼쪽 상단을 보면 모바일과 TPS 약정목표라는 표시가 보인다. TPS란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riple play service)의 약자로 인터넷, 전화, IPTV를 묶는 결합상품을 뜻한다. 문서 오른쪽 붉은 글씨의 경우 해당 대리점이 물어야하는 9월 벌금액을 표시했다. /박성우 기자
서울 대학가의 LG유플러스 A대리점은 지난 9월 휴대폰 영업목표(신규·번호이동·기기변동 포함)가 150건이었다. 하지만 51건밖에 유치하지 못했다. LG유플러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A대리점에 대해 벌금 294만원을 부과했다.
LG유플러스가 A대리점에 부과한 판매목표 150건은 애초부터 달성이 불가능한 숫자였다. A대리점의 올 1~8월 휴대폰 개통실적이 월평균 70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A대리점이 실제로 판매할 수 있는 것보다 2배나 많은 판매목표를 강요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벌금을 받아 매출목표를 보충한 것이다. A 대리점은 LG유플러스가 부과하는 과도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다.
- ▲ LG유플러스의 대리점 계약서. 문서에는 목표달성을 못 할 경우 가입자 1인당 3만원씩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박성우 기자
또 다른 지역 B 대리점은 지난 9월 LG유플러스로부터 249건의 계약 목표를 할당받았으나 실제 계약실적은 99건에 그쳤다. LG유플러스는 B대리점에 512만원의 벌금을 내라고 통보했다. B대리점은 인건비와 임대료에 벌금까지 부과받아 대규모 손실을 봤다.
LG유플러스는 휴대폰 외에도 인터넷·전화·IPTV(인터넷TV) 결합상품을 판매하지 못할 경우에도 벌금을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벌금에 대한 세금까지 대리점이 물도록 강요했다.
조선비즈가 입수한LG유플러스의 서울·수도권 8개 영업단 산하 대리점 실적자료에 따르면 133개 대리점 중 9월 영업목표를 달성한 매장은 33곳(24.8%)에 불과했다. 나머지 100개의 대리점은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LG유플러스는 목표에 미달한 대리점에 적게는 9만원, 많게는 513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대리점이 낸 벌금으로 본사의 매출감소를 보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리점 대표는 “LG유플러스가 과도한 판매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대규모 벌금을 부과하는 바람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면서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대리점 점주가 자기 돈으로 휴대폰을 구입하고, 목표에 미달해 사비로 벌금을 내는 과정에서 상당수 점주가 빚을 졌다”고 했다. 그는 “LG유플러스의 행태는 SK텔레콤과 KT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일선 휴대폰 대리점을 갈취하는 고리대금업자나 폭력조직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김주한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정책국장은 “과도한 영업목표를 강요하는 행위는 문제가 있으므로 사실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또 청소년요금제처럼 수익성이 낮은 통신상품을 판매하면 벌금을 부과했다. 대신 LTE 무제한 요금제처럼 수익성이 높은 계약에 대해서는 ‘고가치 고객 유치수수료’라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영업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대리점은 수익을 내기 위해 소비자에게 요금이 비싼 통신상품만 권유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 이는 이달 발표한 단말기유통법 위반으로, 적발될 경우 매출액의 3% 또는 3억원 이하의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회사 내부문서에 버젓이 고가 요금제에 수당을 더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 ▲ LG유플러스가 10월 전국 대리점에 보낸 영업정책 문서. 이 문서에는 대리점이 고가치(고가) 요금제를 가입시킬 경우 인센티브를 많이 주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박성우 기자
이와 관련 LG유플러스는 “회사가 판매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며 “판매목표가 높더라도 열심히 판매를 해서 이를 달성하는 대리점이 있고 그렇지 못한 대리점이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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