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일 토요일 밤 10시 이후경 서울 노원 자동차 학원 근처에서 일어난 사고입니다.
여자친구집 근처에서 만나다가.. 대판 싸우고 집에 혼자 터덜터덜 걸어가던길
지하철을 타려면 버스를 타고 십분쯤 가야해서 담배한대 피우고 버스에 올라탔어요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주머니에 넣고 의자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었어요
늦은 밤 .. 사람도 많이 타고있지 않던 버스는 2차선 큰길을 달리고 있었고..
갑자기 쾅 !! 하는 소리가 들리며 급정거를 했네요.
제 앞에 손잡이를 안잡고 서있던 사람은 앞으로 내동댕이쳐지며 머리를 크게 박은듯 싶었고
기사 아저씨는 " 아 씨발... " 이라는 욕지거리를 내뱉었고
어떤 한 사람이 말 했던 그 한마디가 아직도 제 머릿속에 박혀 사라지질 않아요
'죽었다' 라는 말 한마디가.. 그 단어가 왜 그리 서글픈지 심장에 비수를 찌르는지..
그 때까지만 해도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얼떨떨 했는데 눈을 창밖으로 두니
사람이 한명 쓰러져있네요. 겉보기에 피투성이가 되거나 그러지는 않았고
몸을 파르르 떨면서 주체를 못해요. 버스 안의 사람들은 119에 전화를 거느라 바쁜데
저는 감히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자리에 앉아만 있었어요
횡단보도 조금 지난 곳 . 아마 무단횡단을 하려다 치었겠죠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불분명한 붉은색 옷을 입고있던 그 사람
추운 겨울날이라 입에서 새하얀 입김은 흘러나오고 팔과 다리는 떨리고 있고..
사람들은 버스에서 하나 둘 내리기 시작했어요
저도 동조되었는지 내렸습니다
정류장 사이와 사이의 간격이 조금 있는 곳이라 걸으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네요
그 커다란 굉음 . 사람하나를 치었을 뿐인데 승객인 저에게 가해진 충격
아직까지도 뇌리속에 남아 잊혀지지 않는 그 모습.
교통사고라는걸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보기 때문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 쯤 사경을 해메이고 있을까요
자려고 눈을 감으면 그 사람이 떨던 모습이 생각나 요즘 잠을 못이루네요
무서워요. 나도 그 사람처럼 될까봐
무단횡단이라면 자업자득이다 싶으네..
사고낸 버스 기사만 불쌍해지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