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몇번 어머니가 편찮으시다고 글 썼었는데 결국 돌아가셨네요.
어머니 편하시라고, 남편 잘 못 만나서 외가에서 해준 집 날라가고, 빚에 항상 허덕이는 삶을 사셔서
조금이라도 응어리진거 푸시라고 32평 아파트를 사서 이사했는데 혼자가 사니까 엄청 넓네요. 좀 작은데로 이사해야 할듯;;
어머니 명의된 것들 전부 정리하고, 유품 정리하니 두달이 순식간에 지났네요.
어머니 이야기를 해본다면 어머니는 저에게 애증의 존재 같네요
아버진 무책임한 사람으로 몇달 몇년 밖에서 바람 피고, 사고 치고 빚 만들어서 집에 오면 어머니에게 폭력 휘두르는,막상 빚은 어머니가 갚고.
그리고 어머니가 한 성질해서 계속 싸우니까 몇달 있다가 다시 나가고, 반복되고...
그러다 제가 대학생 때 또 집 나가시고 저희가 이사하면서 연락을 끊었습니다.
결국 어머니 혼자 절 키우셨습니다.
문제는 남편에 대한 스트레스, 돈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여서 저에게 화살이 날아왔습니다.
채벌이 당연한 시대였지만, 암만 생각해도 정도가 심했습니다.
어릴때부터 조금이라도 잘 못하면 몇시간씩 맞으며 혼났고, 그게 하루에도 몇번씩 있었습니다.
일단 꼬투리가 잡히면 뺨 갈기고 손에 잡히시는 데로 던지고 애비 닮은 새끼, 어미 잡아먹는 새끼 등등 쌍욕하시고 두들겨 패시고
조금 가라 앉으면 말로 다그치다, 내가 쫄아서 말을 잘 못 하면 다시 반복. 이렇게 짧으면 2시간, 길면 4시간 이상 혼났죠
그렇다고 내 행실이 불량한것도 아니고 어디에나 있는 게임 좋아하고 책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였습니다.
맞는 이유도 어릴땐 장난감 정리 제대로 안했거나, 반찬투정 했거나, 내가 조금이라도 짜증 내며 예의없이 굴었거나, 어머니께서 공부를 가르치
는데 이해를 못했거나, 커서는 시험 성적이 나빴거나, 늦게까지 게임 했거나, 공부 안하고 딴짓했거나 뭐 평범했습니다.
나도 대단한게 그렇게 닥달하는데 그래도 공부는 필요최소한으로 했었네요 ㅎㅎ 이게 내 사춘기의 유일한 반항였나 싶네요.
나름 보듬고 다정하게 하시려고 한적도 있으셨지만 비율은 거의 7:3? 8:2?
그래도 고딩 때 등교 전 항상 아침밥도 차려주시고 출근하시며 밤에 돌아오시며 고생하신것도 많으셨죠
본인도 힘든 와중에 홀로 키우니 힘드니 그럴 수 있다고, 덜 떨어진 놈 사람구실 하게 만들려고 노력하셨다고 머리로는 이해는 하는데
마음에 상처가 남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제가 다소 소극적이고 조용한 성격인데, 20살 때 이 성격을 지적하시며 고치라고 혼내시니까
제가 "여태 조금만 잘못하면 패면서 이렇게 성격 만들고는 그걸로 또 혼내냐"고 화내니까 대답이
"미안하지만 혼자서 널 키우며, 내가 살려면 어쩔 수 없었다. 때린 건 미안하다. 하지만 성인은 본인 성품에 책임을 져야한다" 그러시더군요
'19년간 패면서 키우곤 1년만에 내 책임이라고?' 라는 생각이 들며 이때부터 어머니랑 벽을 더 높게 만든거 같네요
취업해서 사람구실 하면서는 뭐 평범했습니다.
내가 낭비하거나(그래봐야 자주 시켜먹는 정도?), 본인 말을 무시하는게 느껴지면 화내시며 애비닮은 새끼라도 하시기도 했는데
저도 태도를 고칠테니, 상처되니까 그 말은 이제 그만 하라고 하시니 사과하시고, 화내시는게 엄청 줄어드시더군요.
그러고는 대면대면하지만 나름 잘 지내고, 원하시는거 나름 해드리고, 어머니도 쉬시면서 이제야 살만 하다고 생각하는데 암이 생기셨네요.
그리고 1년 6개월 만에 돌아가셨구요. 어머니가 거부하셨지만 강제로라도 서울로 갔으면 나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후회가 남네요.
돌아가시기 두달전에 다행히 휴직 통과해서 계속 간병하며 나름 대화도 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응어리 풀려고 노력 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랑 마지막으로 문자나 하자고 하셔서 경찰서 통해 연락처 받아서 서로 용서하자는 문자 보내시고 3주만에 돌아가셨네요.
이상한건 좋았던 기억보다는 힘들었던 기억이 많이 남아있네요. 내가 이상한 사람인건지...흠...보통 반대 아닌가?
여튼 생전에 대면대면하고 서로 대화도 적었는데, 막상 돌아가시니 이제는 어머니 생각에 눈물이 나고 외롭고 힘드네요 ㅎㅎ
다음달이면 어머니 돌아가신 후 첫 생신인데 생신날을 맞출 수 없을것 같네요. 거지같은 삼교대...거지같은 코로나...
그 다음주에 가서 인사드리고 앞으로의 계획도 보고하고 돌아와야 겠네요.
걍 속풀이겸 해서 글 썼습니다. 노잼이라 죄송합니다.
외로워하지말고
원래 사람은 안좋았던걸 더 잘 기억하더라고...
재작년에 아빠 돌아가시고 작년에 엄마 암4기 판정받고 올해 동생은 폐차되는 사고가 나면서 내 멘탈도 바닥까지 갔다가 이제야 정상으로 돌아온듯
굳이 안좋은 기억도 잊으려고 하지말고(시간이 지나면 점점 흐려짐)좋은 사람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해서 애낳고 살아
나도 동생도 어릴때 아빠한테 툭하면 쳐맞고 살았는데
아빠 돌아가시기 전까진 안울줄 알았는데 울고있더라고
그렇게 맞고 살아서 내 아이들은 안때리고 와이프한테도 큰소리 거의 안내고 지내고 있고
외로운거에 익숙해지지 말고 꼭 좋은 사람 만나
어제보다 오늘더 행복하게 지내고
외롭다고 혼자 술먹고 그러지말고 ㅋㅋ
화이팅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