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익명게시판이 있어서 터놓고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음
일단 나는 결혼 4년차 되어가는 유부남임
요즘 들어서 무기력증이 상당히 고민이야
직장에 문제도 없고 그렇다고 짤릴 위험도 없고 돈도 뭐 재벌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버는데(그냥 서민임)
와이프한테 쿠사리 먹고 부족한 점 많아서 욕먹어.. 혼나면 나아져야지 나아져야지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점점 나는 잘하는 게 없는 사람이고 능력도 부족하고 스스로 원래 이렇게 못났나
이런 생각이 계속해서 듦.한번쯤은 부부 심리상담도 받아야 할 것 같고 나 혼자서도 받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듦
오래 돌던 짤이지만 진화-함소원 있지? 거기서 진화가 심리 상담 받으면서 난 아무것도 잘 못하고 얘기를 하다가
눈물을 흘리는 거 봤는데 그게 내 모습 같아서 공감이 되더라
뭔가 딱 나를 보는 것 같았어. 물론 그건 방송이니 대본도 있고 설정도 있고 실제로는 둘이 별 문제 없겠지만
그 화면만 보면 내 모습 보는 것 같아서 내가 저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암튼 그 화면 한정으로 중국인, 중국이 참 싫지만... 진화의 모습이 순간 나같다고 생각한 적 있어..
사실 나는 원래 딩크주의였어. 애기를 그전에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둘이서만 행복하면 된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와이프는 한명이라도 아기는 있어야 한다 주의였고 이 때부터 준비도 와이프가 먼저 했음..
그러다가 애기가 생겼는데 내가 그전에 애기를 제대로 본적도 없고 내 주위도 거의 다 딩크라서 기회가 없었음
그래도 딴에는 애기가 아직 어리니 노력하려고 했고 잠도 줄여가며 애기 보려고 했음
그런데 애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와이프가 감정이 상하고 나의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 드니까 뭐라고 하는거야
물론 나도 사람이니 감정이 안좋아지면 바로 싸우기 시작했어 그리고 나서 또 어떻게 하다가 풀리고 이 과정이
반복 되고 난 싸우기 싫어서 말을 하길 피해 버리거나 침묵으로 일관하던 때도 있었어
결혼하고 나서 거창한 이벤트 한번 제대로 못했어 물론 내생일이나 그럴 때 따로 뭘 받은 건 아니고..
뭘 해줘도 시큰둥하고 임신 했을 때도 먼저 꽃 준 분이 있어서 그 사람보다 늦게 줬다고 욕먹고...
얼마 전에는 애기가 아팠는데 니가 아빠냐면서 넌 애기 거저 키운다고 소리 들으니까 점점 더 무기력해지고
내가 잘할 의지는 있는 사람일까 나는 잘하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을 하면서 더 위축이 되더라..
여기 유부남, 유부녀 그리고 미혼자들도 있겠지만.. 결혼하면서 뭔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
뭘 해줘도 제대로 해야 욕 안먹고 제대로 못하면 안하느니만 못하고..
또 와이프 주위는 나보다 돈도 더 잘 벌고 애도 잘 보고 하니까.. 점점 내가 못난 사람으로 스스로
인식이 되어서 겉으로는 애써 웃는 척하고 스스로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이겨내보지만
지금 사실 마음은 상할 대로 상했고 다쳐서 너무 힘들다..
결혼해도 외로울 때가 있다는 거.. 지금 딱 내 상황인 것 같아.. 물론 와이프도 힘들지 애기 신생아라서
내가 출근해도 더 많이 봐야 하고 하니까.. 밤에는 졸릴 때는 내가 먼저 자버릴 때도 상당히 많아서..
그런 점이 부족하다면 또 부족하다는 것인데..(참고로 와이프 곧 직장 복귀 예정)
이 상황에서 어떻게 마음가짐을 가져야 내가 더 나은 남편이 되고 스스로도 자존감이 높아질까 생각을
해보는데 떠오르지가 않는다.. 오늘도 아까 전에 욕 쳐먹고 미안해.. 더 잘할게 노력할게 이소리만 하고
어찌 어찌 넘어갔어.. 부부 심리상담과 내 개인 심리 상담을 받아봐야 하는건지..
주위에 잘하는 사람들이 와이프쪽에 있으니깐.. 점점 더 난 위축되고 그 사람들보다 못하면 혼나고..
그렇다고 서로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야.. 그러나 와이프가 화나고 폭발하면 내가 제어할 힘도 없고
그녀에게 날리는 나의 말들은 전부 핑계, 부족함 등으로 포장 되어서 돌아오는 건 욕 뿐이야..
너무 어렵다.. 부부 관계에서 심리 상담이라도 받아야 솔루션이 나올지..
내가 이렇게 혼나도 난 이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너무 슬프고...
나는 스스로 노력한다고 해도 그냥 하는 척 하는거다 이런 소리나 듣고...
내가 왜 이렇게 된지 모르겠다...
쓰다 보니 두서 없이 적었는데.. 이게 뭔소리인지 해도 그냥 읽어줬으면 해..
욕 들으려고 하는 거 아니고.. 그냥 나같은 사람도 있으니 써보는 넋두리야...
욕은 좀 자제해줘.. 지금도 힘들다..
힘내세요
제얘기같아서..괜히 울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