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에서 고등부 수능, 내신 수학강사하는 30대중반 넘어선 남자임
밤낮바뀐 생활에 소화기관 망가지고 체력 반토막나고
이래저래 잔병치레 하느라 잔잔한 치료나 수술도 가끔 해서
몸도 꽤 많이 망가졌어
평일 저녁과 주말 풀타임 근무를 하니까 (평일 하루 쉼)
사회관계망도 시간대가 안맞으니 경조사며 뭐며 하나도 참여 못하고
30대 초반 넘어가면서 연애도 못한지 좀 되가고
지방에서 올라와 20대부터 쭉 서울 월세 사는중인데
솔직히 본가에서 한푼도 안보태주는 집안이 밉긴 한데 뭐 어쩔순 없고
오히려 학원강사 하라고 공부시켰냐며 되려 집에서 너같은놈 모른다고 나가라그래서 거의 연 끊은 상태임
그래도 그동안 버는 족족 아껴서 1억넘게 모았는데도 집값 미친듯이 올라서
빌라 원투룸에 전전하는 신세..
이대로 살아봐야 맨날 학부모들 뒤치닥거리나 할거같고
인생이 너무 단조롭고 아쉬운 마음에
문득 해외이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음.
그리고 한번도 길게 휴가를 가져본적이 없어서 해외여행을 안가봤음
매번, 시험기간에 애들 시험보고 안나오면 그런날 하루 딸랑쉬고
오히려 방학땐 특강하느라 죽어나고, 암튼 틈틈히 쉬긴 쉬는데 붙여서 쉰 날이 없어서
난 여지껏 살면서 인천국제공항에 아직까지 한번도 안가봤어
그래서 해외로 아예 정착해서 나가서 경쟁좀 덜하고 느긋하게 살고싶다고
생각은 해봤는데 솔직히 뚜렷한 방법이 안보인다
외국이 한국처럼 학원강사가 먹고살긴 힘들거같은데다가
이제와서 다른 직업 직종 찾아보려니 너무 깜깜함.
언어문제..는 의지가 있다면 평생 책보며 살아온지라 공부하는거야 어렵지 않고
정말 해외로 가게된다면 크게 문제된다고 생각진 않는데
암튼 좀 삶을 확 바꾸고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자꾸 생각나고 머릿속에서 안떠나는데
현실적으로 이민 갈수 있을까?
캐나다 가고싶은데..
한국사회는 진절머리 난다. 사교육 최전선에서 너무 혹사당하며 살아온거같음.
학원에서는 이런얘기 꺼내면 괜히 그만두려는줄 알고 경계할거같아서 말 못하겠고
주변에 얘기할데도 없고..
그냥 대충 가이드라인같은거라도 있으면
검색어 키워드라도 알고 그러면 좋겠는데
일단 10월에 해외 이민 박람회 코엑스에서 하는 전시회는 가볼예정인데
다른 조언이나 인생경험이나 팁 있으면 한마디씩 해주시면 좋겠네요
(추가, 요약)
1. 수학강사하는 30대중반 남자임
2. 삶의 환경을 바꿔보고자 해외 이민 생각해본적만 있음
3. 현실적으로 이민 갈수있나? 방법, 조언, 팁 있을까?
몇년동안 해외 근무한 경험도 있고, 영어 성적도 있고, 대학원 학위도 있어서 해외 나갈수 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해외에 있었을때랑 한국에 있을때랑 비교해보니 한국이 낫더라구
내가 고민했을때 장단점들이 되게 뚜렷했는데 그거 정리해줄테니 참고해보고 결정해
(참고로 미국에서 근무했었기 때문에 장단점이 미국 기준이야)
장점
1. 느긋한 문화
-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만큼 빨리빨리를 강조하지 않음. 그리고 사생활도 존중되어서 퇴근 후 간섭이 거의 없음.
2. 저렴한 식재료 물가
- 미국에서 근무하던 지역이 미국내에서 집값으로 3손가락 안에 들던 지역이었어도 기본적인 식재료들은 물가가 엄청 쌌음.
사먹는건 대체로 비싸지만, 해먹는건 엄청 쌈.
3. 확실한 공휴일, 엄청 긴 연휴
- 미국은 공휴일은 몇 없는데 X월 X째주 금요일 이런식으로 날짜가 아니라 위치가 지정되어 있어서 공휴일은 확정으로 쉼
우리나라처럼 연초에 달력보고 한숨쉬고 그럴일은 없음. 그리고 추수감사절 시즌, 크리스마스 시즌에 의외로 길게 쉼
4. 일자리 찾기가 쉬움
- 우리나라보단 확실히 일자리 찾는건 쉬움. 이건 단점이랑도 연결되는건데 미국은 기본적으로 해고와 고용이 자유로운편이라
일자리 순환이 빠른편이고 그래서 일자리 공고가 많이 나는 편에 속함
단점
1. 거주 비용
-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비쌈. 그래서 대부분이 주택 리스 형태로 거주함. 물론 그 리스 기간이 엄청 길고 입주자 보호가 잘 되는 편이지만 그래도 자기 소유의 집을 갖는건 왠만한 도시에선 불가능한 수준.
2. 공과금, 서류 문제
- 수도, 전기, 인터넷, 휴대폰 요금이 우리나라보다 비쌈. 그리고 전반적으로 질이 좀 떨어지는 편. 무엇보다 불편한건, 서류 처리가 굉장히 늦고 불편해서 하루안에 되는 일이 잘 없음
3. 의료보험
- 이게 제일 큰 이유였는데, 개인 의료보험은 굉장히 비싸서 대부분이 회사 취업하면 받는 회사의 의료보험을 받는편인데
장점에서도 설명했듯이 고용이 쉬운만큼 해고도 쉬워서 하필 아플때 해고 당한 상태라면 의료비 폭탄을 맞을수 있음
4. 일자리를 잃기 쉬움
- 엄청 특별한 이유가 아니어도 관리자 판단에 따라 해고가 가능해서 몇가지 사소한 문제로도 해고당할수 있음.
특히나 외국에서 이민 온 사람들의 피할수 없는 해고 사유가 [언어 능력 미달로 인한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문제] 임.
옛날엔 이민 가서 힘들게 살아도 한국이 더 힘들었으니까 다들 잘 버텼지만 지금은 한국도 꽤 잘 사는편에 속해서
막상 해외 나가서 힘든일을 겪으면 대부분이 리턴을 꿈꾸더라구. 실제로도 리턴하는 사람들 많이 봤고.
대부분이 박람회 같은데 가서 기술 가르쳐주는 업체 몇군데 보고 거기서 배워서 자격증 딴 다음 기술 이민을 많이 하는것 같던데
엄청 손기술 좋거나 미친듯이 성실하지 않은이상 해외에서 실제로 정착하는게 그렇게까지 쉬운일이 아냐
쉽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 현장 일을 하는데, 같은 가격이면 말 잘통하는 애들 뽑지 말 겨우 몇마디 통하는 외노자를 뽑진 않거든
어느나라를 가던 그건 마찬가지라 가더라도 초반 몇년은 미친듯이 고생할거야
그리고 언어 문제를 너무 쉽게 보는것 같은데, 아마 이부분도 엄청 고생할것 같은게
그냥 평이한 문장 몇개 주고 받는건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가능하고 전문언어도 계속 일하면 쓰던 문장만 써서 크게 상관없지만
속어를 잘 모르면 대화에 끼어도 계속 겉도는 느낌을 받을수밖에 없고 노력으로 해결이 잘 안돼
그리고 paperwork 하는것도 꽤 골치아플거야
물론 이 모든걸 견뎌낼수 있을정도로 자신감도 있어 보이고, 그럴 수 있는 능력도 있을거라 믿지만
단조로운 생활이 지겨워서 해외로 나간다는게 정말 이해가 안되는게, 해외는 확실히 더 단조로워
해외 움짤, 영상 보면 미친짓 많이 하는 이유가 대부분 심심해서 할게 없으니까 그런거라고 보면 돼
스크롤 올려서 다시 천천히 글을 보고 있는데, 그냥 현재에 지쳐있는 것 같고 이민은 그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걸로 보이는데,
차라리 한국 내에서 삶의 변화를 줄만한 뭔가를 찾는게 난 더 현실적일거라고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