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이 발표되고 4-1-3-2 포메이션과 1자리에 위치한 백승호를 보았을 때 많은 축구팬들은 의아해했지만, 백승호는 단 45분만에 여론을 반전시켰다. 필자 역시 반신반의 했지만, 백승호가 경기에서 보여준 전술에 대한 이해도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벤투는 언제나 홀딩 미드필더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감독이다. 6번롤에 위치한 백승호는 센터백 사이에서 라볼피아나 대형을 형성하며 경기에 임했다. 백승호는 거의 완벽하게 역할을 수행해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내려앉았을 때 442 대형에서 수비 대형을 구축할 시에는 살짝 부족했지만 빌드업 상황 혹은 상대가 중앙으로 파고드는 속공 상황 등에 있어선 공수 양면으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벤투가 센터백 사이에 백승호를 배치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적어도 한 명의 센터백에게 자유로운 빌드업 상황을 만들어주어 빠른 탈압박을 통해 공격을 주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백승호는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선수였고, 이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이란이 두 명의 공격수를 활용해 압박을 행할 때, 자신의 포지셔닝을 이용해 김영권 혹은 김민재에게 더 넓고 자유로운 공간을 할당해주었다.
김민재가 고립되자 다가가서 볼을 받아주는 백승호
황인범에게 볼을 연결,
김영권 공간할당 + 롱패스
예컨대 자신이 센터백들 앞에 서 있는 상황에서 센터백들의 패스길이 마땅찮다면 곧바로 센터백 사이로 들어가 상대의 압박이 덜 한 공간에서 볼을 소유하며 패스의 길을 찾아내었다. 상대의 압박이 강해진다면 이를 적극 활용했다. 이란은 앞서 말한대로 두 명의 공격수를 활용해 압박을 감행했는데, 백승호가 볼을 잡는 상황에서 한 명의 이란 공격수가 압박을 해오면 다른 한 명의 이란 공격수가 센터백 한 명에게 압박을 가하게 되었으며 이로인해 나머지 한 센터백에게는 공간이 날 수 있었다.
센터백의 패스길이 마땅찮은 상황
라볼피아나 대형을 형성, 압박을 풀어내는 모습.
백승호는 자신이 어떤 지역에서 볼을 잡아야 편한 지, 그리고 패스의 길을 만들 수 있었는지 영리하게 판단했다. 이는 전환작업에서도 드러났다.
센터백들의 패스 루트가 한정적이자 센터백 사이로 들어갔고,
압박을 거세게 받을 것 같으니 뒤에 있는 조현우를 바라봤으며
빠르게 조현우를 이용,
양 사이드 전환을 이루어낸다.
그리고 수비,
필자는 이전 글에서도 측면 수비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https://blog.naver.com/960813jw/221559160618) 백승호는 이 경기에서 상대가 중앙으로 전진하는 것을 막아세우거나, 측면에 고립시키는 행위를 매우 잘 해내었다.
이란의 역습상황에서 상대를 측면으로 유도했으나 중앙으로 우직하게 밀고들어오자 커트하는 모습
마찬가지, 앞선에서 측면으로 유도하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계속해서 중앙으로 들어오자 이를 커트하는 모습.
경기를 보면서 백승호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그는 6번 미드필더로서 굉장히 좋은 활약을 보였고, 벤투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장면은 영상에서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에 모두 담아보려고 했는데 어렵네요...)
출처 : https://blog.naver.com/960813jw/22155997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