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의 양심

원칙대로라면 F 받겠지. 교수 마음임. 근데 그것도 힘든게 거의 학년전체가 연류되어 있어서
전체 유급 시키면 저 학번 졸업시기에 인턴이 없어서 병원을 돌릴수가 없어. 어찌저찌 넘어가겠지.

그리고 사실 저건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시스템의 문제라고 봐야지.
1,2학년 100명 중 91명이 연류 되었는데, 그걸 개인의 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것이 맞는걸까?

나도 의대를 졸업했지만 그 곳 아이들의 성적에 대한 욕심은 상상을 초월해.
수업 개빡세게 듣고 기출문제 빡세게 파면 뭐해. 애들 5-6명 모여서 문제 나눠서 정답 찾아 합치는것보다
성적이 안나올텐데.. 결국 성적 잘 받으려면 애들이랑 모여서 풀어야지. 다른팀들 다 모여서 푸는데..

물론 잘했다는건 아니야. 근데 아마 내가 저 상황이었어도 똑같이 행동 했을꺼야.

의대 졸업하셨으니 물어보는건데,
기사 보면 컨닝에 참여 안 한 학생이 제보해서 걸렸다는데
그럼 그 제보한 학생 포함 컨닝 미참여 학생들은
동기들 사이에서 어떻게 취급받게 될 거라 추측하심?
워낙 대다수가 걸렸고, 그래서 패거리 분위기로 인해
도리어 극소수의 미참여 학생들을 따시키진 않으려나?

만약 우리 동기들 사이에서 이런일이 벌어졌다면 왕따를 시키지 않을것 같아.
컨닝을 한건 본인들의 잘못이고 제보한 친구는 옳은일을 한거니깐.
우리 동기들은 그정도의 사리분별은 했을꺼라고 봐.
실제로 단체 유급이 이루어 졌다면 이야기가 또 다를수 있지만 그럴것 같진 않은 상황이기도 하고.

그리고 의대 시스템이 몇명을 왕따 시키기도 힘든 구조야.
매일 아침 등교해서 저녁 될까지 한 교실에서 수업듣고, 조별활동도 엄청 많고..
실습 시작하면 몇명씩 짝지어져서 하루종일 같이 있어야 하는데
왕따가 있으면 당하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너무 힘들지. 우리 같은 경우는 조도 거의
학사운영실에서 다 짜줘서 싫은사람 빼놓고 조를 짤수도 없었거든. 아마 대부분 그럴꺼야.
학번별로 아주 가끔 희한하거나 또라이 같은 사건이 나기도 하고 그룹별로 싸우기도 하는데
결국은 어찌저찌 잘들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