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액체중 하나인 투구게의 혈액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액체중 하나인 투구게의 혈액

↑ 산란하기 위하여 바닷가로 올라온 투구게들

화석동물로서의 가치이상으로 인류의 생명 연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투구게는 영미권에서는 머리 가슴 부분이 말발굽 모양을 닮았다하여 '호스크랩(Horsecrab)'으로 불리고, 우리나라에서는 머리 가슴 부분이 투구 모양을 연상한다고 하여 '투구게'라고 불린다

투구게는 등에 껍질이 있는 전갈의 친척쯤 되는 바다생물이고, 투구게의 피 속에 들어있는 특별한 성분을 채취하기 위해 채혈이 이루어 지고 있다.

이유는 ‘LAL’(Limulus amebocyte lysate)라는 이 단백질 성분이 오로지 투구게에게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성분은 바이러스의 독성과 박테리아 같은 병원체와 접촉하면 응고되는 독특한 특성이 있어 주사 바늘이나 수술용 의료 장비등을 소독하고 살균 작용이 우수하며, 혈액내 면역 체계가 강해서 어떠한 병도 막아주는 연구결과가 나왔고 그에 따라 이를 활용한 진단 시약이 백신 개발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 미국 사우스 케럴라이나 주에서 채혈하는 투구게

이러다보니 투구게의 혈액은 무려 3.2리터당 약 6,500만원정도에 거래된다.

아직까지 양식이 되진 못하고 매년 50만 마리정도가 바다에서 포획된후 약 30% 가량의 피를 채혈하고 다시 풀어주는 방식으로 LAL가 공급되고 있다. 물론 투구게 혈액을 어느정도 뽑은 다음 다시 바다로 돌려 보낸다.

의학용 뿐만 아니라 식용으로도 지속적으로 포획된 탓에, 무서운 외모와 달리 투구게는 현재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런데 투구게 혈액을 보면 뭔가 특이한 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채혈된 피가 붉은색이 아니라 파란색 임을 알 수 있는데 이건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의 구성 성분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일반적인 포유동물은 적혈구 속에 헤모글로빈이 들어 있어서 산소와 결합하며 붉은 색을 띈다. 하지만 투구게는 헤모글로빈이 없다. 같은 일을 하지만 다른 단백질인 헤모시아닌이 들어 있다.

헤모글로빈 속에는 철 원자 4개가 들어 있다. 헤모글로빈이 붉은 색을 띄는 건 이 철이 산소와 결합하기 때문이다.

반면 헤모시아닌 속에는 철이 아닌 구리 원자가 들어 있다. 이 성분이 산소와 결합하면 푸른빛을 띄게 된다.

↑ 알을 낳기 위해 미국 델라웨어만에 몰려든 투구게들

투구게의 알은 고단백질로 철새들의 좋은 먹잇감이다. 해마다 5월 ~ 6월이면 미국 북대서양 연안의 델리웨어만에는 산란하련는 투구게와 북극으로 가기전 이 곳에서 투구게의 알을 먹으려고 모여든 도요새가 모여들어 장관을 이룬다.

'붉은가슴도요’라는 새가 있다. ‘지구의 방랑자’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먼 거리를 싸돌아다니는 철새다.

겨울 동안 남아메리카 끄트머리에 있는 파타고니아와 티에라 델 푸에고의 간석지에서 남반구의 여름을 보낸 뒤 5월께엔 미국 동부 델라웨어 만에 도착한다. 투구게의 산란기에 맞춰 알을 포식하기 위해서다.

관찰 기록엔 “올 때 비쩍 마른 참새처럼 보이던 새가 뚱뚱한 비둘기가 돼서 북극으로 날아간다.”고 적혀있다. 칠레 남쪽 끝에서 알라스카 북극지역까지 해마다 이 새가 왕복 주파하는 거리는 3만㎞가 넘는다. 이 가운데는 4천㎞가 넘는 논스톱 구간이 끼어있다.

이 새는 헤엄칠 줄 모른다. 북미대륙에서 남미대륙으로 가려면 해안을 따라 이동하다가도 어떤 구간에서는 바다를 단숨에 건너뛰는 수밖에 없다.

투구게를 도안한 일본 우표

19세기 후반 델라 웨어 해변에선 매년 100만마리정도의 투구게를 비료로 만들기 위해 잡은 후 해안 주변에서 말렸다고 하며 냄새가 상당히 지독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