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꽤 오래있었던 사람입니다. 물론 국가의 의도적인 정보조작, 그것이 국민에게 해를 끼친다면 국가기밀은 공개가 되어야 하는게 맞죠. 예를 들면 박근혜 정부때, 촛불집회를 두고 계엄령 선포를 논했던 문건이 공개된것을 보자면 그렇습니다.
다만, 이번 건은 오히려 정보가 공개되고 나서 희생자의 월북의도가 드러났습니다. 쟁점이 되는건 시체 훼손 절차에 있어서 이견이 있다보니 정부가 정보 조작을 한다, 아니다. 이걸로 논쟁중인데, 이 논쟁이 첩보자산을 공개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자기들끼리의 밥그릇 싸움에 국가기밀을 공개한겁니다.
국가기밀은 그 어느때를 막론하고 국가안보에 큰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기밀 공개전에는 북한과 싸워 이길 가능성이 80%였다면, 공개 이후 50%까지 하락할 정도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인데, 이번 사건을 통해 적을 알지 못하게 된거라고 보면 됩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희생당한 공무원의 인권과 명예는 중요합니다. 이때 발생하는게 도덕적 딜레마죠.
한사람의 인권을 위해 다수의 안전을 포기할것인가? 아니면, 다수의 안전을 위해 한사람의 인권을 포기할것인가?
그 어떤 선택도 정답은 아닙니다. 정답이라 믿는 신념만 존재할 뿐이죠. 픽션과는 다르게 모두가 행복할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최대한의 다수가 안전하고 행복할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선택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제가 정치인이라면 그럴거 같은데 말이죠.
하지만, 주호영 의원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자신의 신념에 따른것이라면 자잘못을 논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저와 생각이 다르다고, 당신이 틀렸다고 얘기해봤자 평행선만 달릴테니까요.
그러나, 이런 정보를 공개할때는 그 절차에 적법성이 중요한데 주호영 의원은 그것을 깡그리 무시했습니다. 말 그대로 명색이 보수당이라는 곳에서, 상식적으로 국가안보에 더 앞장서야 하는 사람들이 하면 안되는 행동을 한겁니다.
제1야당은 현정부를 빨갱이당이라고 프레임을 씌우고 있지만, 지들이 알아서 똥볼을 찼다고 판단됩니다. 요즘 이런저런 일을 겪다보니 균형이 참 중요하다 생각되는데, 이대로 가면 아마 다음 정권도 보수에게는 희망이 없지 싶네요.
자칭보수당의 맥을 완전히 끊고 새로운 당으로 제1야당다운 모습을 보여주기가 얼마나 오래걸릴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