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살면서 국민의힘 당원으로 살아왔습니다. 탈당 신고서가 작성되기 전에 저희 한 번만 만나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대구 전세사기 피해자 정태운씨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이같이 외쳤다. 정씨와 함께 모인 전세사기 피해자 대표 8명은 눈물을 삼키며 김기현 대표와 면담을 요청했지만 어떠한 호응도 없었다. 당사 입구에 늘어선 경찰들은 피해자들의 진입을 저지했다. 30분 간 실랑이 끝에 국민의힘에서 당직자가 나와 이들의 면담요청서를 받아 갔다. 피해자들은 지난 5월과 10월에도 면담을 요청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오는 9일 종료되는 올해 정기국회를 특별법 개정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있다. 대책위는 호소문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는 열흘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오는 12월9일 정기국회가 끝나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이 사실상 무산되기 때문”이라며 “이 와중에도 내년 총선을 노리고 있다는 원희룡 장관은 유튜브에 나와서 전세사기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자기 홍보에 혈안이 돼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분노와 피눈물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함수훈 수원 전세사기 대책위 부위원장은 “전세사기 피해자 중 사망자가 또 나와야 들어줄 건가”라며 “사회초년생이 일을 시작해 1억원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드는지 아시나. 피해자들의 말을 들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