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인데다 어휘력이 부족한 편이라 말이 많이 두서 없고 횡설수설할 예정입니다.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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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어머니랑 대화 할 때마다 어머니에게서 평소랑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평상시랑 행동이나 말투 등...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에서 크게 다른 건 안 보입니다. 근데 사람이 분위기라 해야 하나, 그런 게 있지 않습니까. 묘하게 정신적으로 지쳐하시거나 힘들어하시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뭔가를 포기?체념?하신 듯한 느낌도 나고... 그랬다가 어떨 때는 곧 우실 것도 같고...
말로는 설명이 힘든데 여하튼 어머니가 다소 낯설게 느껴집니다.
원래는 전혀 안 그랬는데, 요새는 어머니랑 대화하면 괜히 제 마음이 불편합니다. 불편해서 대화를 기피하고 싶고 이런 게 아니라 제가 안절부절 못 하게 된다 해야할까, 눈을 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어릴때부터 대충 분위기를 파악하는 건 곧잘 했는데 매번 그게 정확히 어떤 느낌인지 말로 설명하기가 좀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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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어머니는 바로 얼마전에 쉰이 조금 넘으셨습니다. 폐경은 아직 안 오신걸로 알고요. 현재 근무하시는 곳의 환경이 좋지 않으셔서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걸로도 알고 있습니다.
혹시 갱년기이실까요? 아니면 일도 하시면서 집안일도 여전히 많이 도맡고 계시는데 (저도 어떻게든 어머니께 가는 부담을 줄이고 여러가지 거들고자 학교 다니면서 알바라도 하려고 여기저기 지원 넣어보는 중이고, 집안일도 최대한 많이 하지만 어쨌거나 결국에 제가 혼자 다 하지는 못하는지라... 여전히 어머니가 많이 하고 계십니다) 그것 때문에 우울증이나 번아웃 같은 거 겪으시는 건 아닌지 걱정이네요.
이런 느낌 받게 된 지는 며칠 안 됐고, 아버지나 동생까지 해서 3명 이상이랑 같이 있을 때는 그런 느낌을 못 받고 있습니다. 물론 아버지랑 단 둘이 계실 때는 어떤지 잘 모르겠으나... 적어도 저랑 어머니, 아버지, 이렇게 셋이서 있을 때는 그런 느낌을 못 받구요, 저랑 단 둘이 계실 때는 그런 느낌을 좀 강하게 받습니다.
우선 한동안은 지켜 볼 생각이긴 합니다... 최대한 집에 많이 붙어있고, 꼭 나가야 될 일이 있으면 아예 일찍 나갔다가 어머니 퇴근 시간 전에 돌아오려고 합니다. 강의 같은 건 어쩔 수 없지만요.
집안일 같은 건 제가 평소에 하던 건 그대로 계속 하고, 평소엔 어머니가 하시는 것들도 제가 시간이 된다면 짬짬이 해볼까 합니다. 대화도 많이 하고, 암튼 여러가지 최대한 거들려고 생각 중이긴 한데...
근데 솔직히 그거 말고는 뭘 어째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그냥 조심히 지켜보면 되는 문제인지, 아니면 아예 다이렉트로 무슨 일 있으셨나 물어봐야 할지, 그도 아니면 아버지랑도 상의를 해봐야 하는 문제인건지...
이런 상황엔 자식인 제가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게 맞을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 오늘 저녁 먹으면서 같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드라마를 같이 시청했습니다. 시청 중에 어머니가 장난조로 "나도 자존감 낮은데 나도 상담을 좀 받아봐야 하나?" 라고 하시더라고요. 말투나 목소리는 장난 치는 말투기는 하셨는데, 솔직히 말해 정말 아무 일도 없는데 저런 말씀을 하실 것 같지는 않기에 제가 조금 더 신경 쓰려고 합니다.
일단 너무 진지하게 받으면 되려 부담 느끼실까 싶어 저도 장난식으로 "필요하면 가야지~" 라고 해둔 상태인데, 진짜 괜찮으신건지,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 조만간 여쭤봐야 겠네요. 원래 이런 말 잘 못 하는지라 괜시리 긴장이 좀 되는데 그래도 여쭤봐야 함이 맞겠죠. 다음에 어머니랑 단 둘이 있을 때 직접 여쭤보려고 합니다.
조언해주신 형님들 다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