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에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는데 대로에 왠 학생이 길을 막고 서 있는거야.
보니깐 고양이가 로드킬을 당했더라고..
뭐 친 차주는 모르고 갔는지 알고도 나른건지 모르겠지만 없더라.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좀 기분도 안 좋고 그래서 같이 기다려 주고
그러는데 뭐 10시가 넘은 시간이라 담당 업무처(보통은 지역번호 +120에 연락하면 된다고 하더라)와도 연결이 안되고
어떻게 해야되나 고심하는데 왠 아주머니가 오더니 묻어주자고 하는거야.
근데 아무래도 아파트 단지에 묻자니 나중에 항의가 들어올 수도 있고하니 좀 그렇고
그렇다고 막 쓰레기마냥 버리고 싶지는 않고...
계속 답 없는 고민을 하고 있는데 그 아주머니가 경비아저씨들을 데려오더니 자기들이 조용히 묻어주겠다고 하시더라고
그러려니 하고 들어갈려고 했는데 그 학생이 자기가 끝까지 책임지는게 맞는거 같다며 같이 따라가더라.
난 사람들이 많으면 눈에 띄어서 나중에 말 나올 수도 있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집에 들어오면서 계속 생각나더라고 자기 책임도 아닌데 끝까지 신경쓰던 그 학생도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주던 아주머니도
나중에 주민들에게 항의 받을 수도 있는 일을 맡아주시는 경비아저씨들도
헬조선헬조선 그러고 각박한 세상이라는 말도 많이 나오지만...
그래도 그만큼의 괜찮은 사람 착한 사람들이 있는거 같다.
그렇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