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전에 집사람과의 불화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여쭤봤던 30살 유부남입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런지요.
그때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살아보겠다 말씀드렸었는데,
결과적으로 잘 안된것 같습니다.
며칠전 저희 부모님께서 선물로 인덕션 레인지를 사주셨습니다.
가스레인지는 아무래도 가스 때문에 호흡기 건강에 안좋다구요.
설치하고 3일만인 어제,
부부 싸움 중에(싸움이라기 보다는 냉전.. 저는 방에 누워있고 와이프는 밖에서 뭐라 하고..)
갑자기 뭔가 꺠지는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그 인덕션 레인지에 냄비를 내리쳐서 깨져있더라구요.
금간 정도가 아니고 아예 박살...
그러고선 밖에 나가서 엘리베이터를 잡으려고 하길래,
쫓아나가서 데리고 들어와서,
장인어른, 장모님, 저희 부모님 모두 모셨습니다.
처참하게 깨진 인덕션을 보고 다들 말을 잃으셨다가,
제가 이대로는 살지 못하겠다고... 이혼하겠노라 말씀드렸습니다.
현재 저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너무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우울증과 자살충동이 있고, 어제는 공황장애가 오더군요.
이대로 살면 제가 1년 안에 제 자신을 죽여버릴거 같아서,
깔끔하게 헤어지는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저희 부모님인데,
이번 사건의 발단에 집사람과 저희 어머니와의 관계에서부터 비롯된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굉장히 사소한 일이고,
잘못했다고 보기는 애매한... 뭐 그런 문젠데,
어머니께서 처음에는 기껏 사주신 물건을 부순 것을 보고 마음이 많이 상하셨다가,
괜히 당신께서 실수하셔서 저희 관계가 이렇게 된것 같다고 생각하셔서 많이 힘드신것 같습니다.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효도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되니 너무 죄송스럽구요.
그래서 어머니께서는 그래도 제가 한번 마음을 잘 다스려서 다시 만나길 바라신다고..
아까 장문의 글을 하나 보내오셨는데,
저는 집사람이 변한다면 충분히 받아들일 용의가 있지만,
고치겠다고 얘기를 들은게 벌써 몇번째인지..
지금까지 있었던 일 중 이번이 가장 크게 터진 일이었고,
장인어른 장모님은 여지껏 이런 상황을 모르시다가 이제야 알게 되셔서
집사람에게 뭐라고 말씀하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혹시라도 교육이 잘 되어서 다시 예전의 착한 집사람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두렵습니다.
다시 그 지옥같은 삶이 시작되는건지...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늦게 오는 날은 집에 10시에 오는데,
그때부터 편히 쉬지 못하고 싸움이 시작되는 그 나날들이
다시 시작된다면 이번엔 진짜 제가 죽을것 같거든요.
제가 어떻게 하는것이 좋을까요.
사실 가장 편하고 빠르고 좋은 방법이 하나 떠오르긴 합니다만...
그건 좀 무서워요. 남겨질 사람들한테, 특히 부모님한테 죄송스럽기도 하구요...
사람 고쳐쓰는거 아냐 변하지도 않고 상대가 변하길 기대하지마 니가 참을수 있느냐 없느냐를 생각해라
니가 견딜수 있으면 가는거고 못견디면 안되는거야 상대가 이렇게 해주면 상대가 이러면 이건 최고의 시나리오고
언제나 상대는 거의 안변한다고 상정하고 니가 어떻게할지 생각해라 그리고 아내한테 확실하게 그 생각도 말하고
물론 그 이야기해도 무시하거나 잠깐 변했다 돌아오거나일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그래도 말은해라 니 생각이 이렇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너랑 나랑 뭔가 어긋난 성향인데 이걸 잘 맞춰갈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잘생각해 어차피 니인생인데 온라인에서 누군가 너한테 하는말 대강 니 하소연에 토닥토닥이라는 정도로만 받아들이고
선택이든 결과든 니가 감내해야 하는거니까 마음의 위안이나 받길 바란다. 걍 잘생각하란 말 뿐이 해줄말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