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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상무: 입사해서 설계만 쭈욱 십몇년 하다가 작년에 안전진단으로 밀려났는데...

정 상무: 밀려나?

윤 상무: 왜 본인이 밀려났다고 생각해?

 

정 상무: 그거 내가 알려줘요? 여기서 그 이유 모르는 사람 있어요?


 


윤 상무: 조용히 해요! 내 질문 시간에 껴들지 마요!


 

왜 밀려났다고 생각해요?


 

박동훈: ...그건 제가 상무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왜 저를 안전진단으로 보내셨는지.


 





 

박동훈: 예,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안전진단 일도 재밌습니다. 설계를 많이 해 봐서 도면만 봐도 어디가 부실한지 감이 오고...


 

윤 상무: 재미로만 일해? 건수로 말해줘야지. 세 개 팀 중에 건수 제일 적어!


 

박동훈: 저희 팀은 네 명이 하고 있습니다. 다른 팀은 최소 아홉명입니다.


 

윤 상무: ...왜 설계에서 안전진단으로 밀려났는지 알려줄게. 잘 들어.

 

윤 상무: 설계 때 지은 건물 중에 문제 있는 건물이 한둘이 아냐! 자, 봐.


 

윤 상무: 이거, 자네가 설계했지?

박동훈: 네.

윤 상무: 이거 툭하면 흔들리는데. 입주자들이 손님 떨어질까봐 쉬쉬거리는 중이라는데,


 

윤 상무: 언제까지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이러다 언론에 빵 터지면 우리 회사 이미지 말아먹는 거 순간이야! 설계를 어떻게 했길래 건물이 흔들리냐고?


 

박동훈: 흔들리는 게 아니라 공진현상입니다. 보통 건물은 보행 가진과 율동 가진으로 바닥 구조가 응진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각 3헤르츠와 5헤르츠의 최소 고유 진동수로 설계를 합니다.

 

박동훈: 쉽게 설명하면...

윤 상무: 뭘 쉽게 설명해! 여기 그거 모르는 사람도 있어?


 

박동훈: 여기 구조기술사가 아닌 분도 계시고, 경영 쪽 분들도 계시니까...

윤 상무: 다 알아들어! 이 회삿밥 몇 년을 먹었는데!



 

임원: 전 재무 담당이라 이해가 딸려서.


 

정 상무: 그쪽도 딸릴 텐데. 자격증 없지 않나?


 

박동훈: 제가 본 건물을 설계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1초에 다섯 번 빠른 리듬으로 뛰어야만 공진하는 5헤르츠에 맞춰서 설계를 했지만,


 

시공과정에서 변경이 있었고, 그래서 애초 설계와 달리 2헤르츠로 시공이 되면서 진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박동훈: 그런 와중에 거기에 스포츠 센터가 들어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같이 뛰면서, 공진 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윤 상무: 사람 몇 명이 같이 뛰었다고 이 큰 건물이 흔들리는 게 말이 돼?

 

박동훈: 예,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종종 있는 일입니다.


 

정 상무: 5~6년 전에 테크노 사건 몰라요?

(*테크노 사건: 2011년 강변 테크노마트 건물의 진동으로 입주 상가 및 이용객들이 대피한 사건)

윤 상무: 댁이 박동훈 변호인이야?

정 상무: 공격을 하려면 기술 공부 좀 하고 오시든가요!

윤 상무: 야!!

정 상무: 야?

 

임원: 건물이 흔들리면, 이거 큰 문제 아니야?

박동훈: 단순히 공진현상이기 때문에, 옥상에 진동 제어 장치를 설치하면 됩니다.


 

박동훈: 애초에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진동제어장치 설치를 적극 건의했지만,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임원: 그럼 그 건물에 문제가 있었다는 거 알고 있었다는 거네?

 

박동훈: 제가 설계한 건물은 매년 한 번씩 개인적으로 돌아보고 있습니다.



 

윤 상무: ...그럼 진단은 어떻게 했는지 보자고. 이 아파트 단지, 또 C등급 줬다매? 재건축 할 수 있게 D등급 줄 수도 있잖아!

박동훈: 구조기술사는 정치적 판단을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역학적 계산 하에 구조적으로만 판단합니다.


 

윤 상무: 대한민국에서 집은 자산 개념이 세다는 거, 몰라? 집 한채 달랑 갖고 있는 국민이 태반인데, 집으로 재산 못 불리면 어디서 불리냐고!

박동훈: 그건 부동산 업자나 경제학자의 개념이지, 구조기술사의 개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윤 상무: 자꾸 이런 식으로 하면 누가 우리에게 일을 맡기냐고! 그런 건 생각 안 하나?



 

정 상무: 그러다 사고나면 누가 책임지라고요? 그런 건 생각 안 하나?

윤 상무: 댁한테 안 물었어요! 좀 닥쳐요!




 

윤 상무: 후우... 자 그럼... 원칙대로 하는 사람이 이런 애는 왜 뽑았을까?

 

윤 상무: 이력서가 깨~끗해.


 

윤 상무: 여기 보여요, 여기? 달리기. 나 이력서에 '달리기' 쓰는 애 처음 봐. 아무것도 없는 애라는 얘기야. 이런 애를 왜 뽑았을까?


 

스펙 좋은 애들 다 제껴두고.


 

박동훈: ...... 예, 그동안 파견직들을 보면, 스펙 좋은 친구들은 이직률이 높아서,

경영지원에 필요한 정도의 업무 능력을 갖춘 사람이 오랫동안 저희 팀을 지원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지안 씨를 뽑았고, 이지안 씨는 사교성은 없지만 영민하고, 무슨 일을 해도 생색내지 않고,


좋은 사람입니다.



 

윤 상무: 내가요. 이런 짓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얘 이력서가 하도 이상해서 뒷조사 좀 했습니다.

놀라지 마세요들. 얘, 살인 전과 있는 앱니다!


 

지안: 하...

 








 


상무들: 그게 무슨 소리야?

윤 상무: 사람을 죽였다고요!

정 상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윤 상무: 이건 몰랐지? 그래서 웬만하면 깔끔한 이력서, 살아온 날이 얼추 보이는 이력서 뽑는 거야! 이렇게 아무것도 없고 느낌 쎄한 이력서 뽑는 게 아니고!


 

박동훈: ...........살인 아닙니다. 정당방위로 무죄 판결 나왔습니다.

 

윤 상무: 알고 있었다는 말이네? 알고 있었으면서, 계속 이런 애를 회사 다니게 둔 거야! 사람 죽인 애를?!!


 

박동훈: 누구라도 죽일 법한 상황이었습니다.



상무님이라도 죽였고, 저라도 죽였습니다.



...그래서 법이 그 아이한텐 죄가 없다고 판결을 내렸는데, 왜.... 왜 이 자리에서 이지안 씨가 또 판결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박동훈: 이런 일 당하지 말라고,

전과 조회도 잡히지 않게 어떻게든 법이 그 아이를 보호해주려고 하는데,

왜 그 보호막까지 뚫어가면서 한 인간의 과거를 붙들고 늘어지십니까.



 

내가 내 과거를 잊고 싶어하는 만큼,

다른 이들의 과거도 잊어주려고 하는 게 인간 아닙니까?



 


윤 상무: 여기 회사야!!

박동훈: 회사는 기계가 다니는 뎁니까?! 인간이 다니는 뎁니다!!





 

 

 

 

https://youtu.be/BM5Ibc88w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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