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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11

이 제껏 우리 정부는 기업이 살아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며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래서 기업에게 다양한 방식의 비정규직 고용을 허용해 준 탓에 비정규직 근로자가 600만 명을 돌파하기에 이르렀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시간당 임금이 정규직의 64%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그 처우는 점점 더 열악해져 갔다.

이 제 새로 취업한 청년 취업자 5명 중 1명은 1년 이하의 단기 계약직으로 시작하고, 비정규직으로 시작한 근로자 가운데 1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고작 11%에 불과하다.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몰두하는 동안 우리 청년들은 철저히 소외되어 실업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 황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면 청년 실업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굳건한 믿음을 고수하고 있는 듯하다. 과연 그 믿음대로 기업부터 살려야 우리 청년들도 살릴 수 있는 것일까? 혹시, 우리 청년부터 살리는 것이 우리 기업도 사는 길은 아닐까?

그리스와 아이슬란드, 같은 시기 다른 대응

그 리스와 아이슬란드, 두 나라는 저금리 시대에 천문학적인 돈을 끌어와 위험한 투자를 일삼았다. 덕분에 금리가 낮을 때는 흥청망청 호황을 누릴 수 있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신용경색이 시작되자 한순간에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두 나라는 거의 동시에 위기를 맞았지만, 두 정부의 대응은 너무나 달랐다.

그 리스는 파산 위기에 처한 은행과 대기업을 살리기 위해 남아있던 재정 여력을 모조리 쏟아 부었다. 그 결과 국가재정이 극도로 악화된 그리스는 국민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며 복지지출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특히 젊은 세대를 위한 육아와 교육 예산이 최우선적으로 삭감되었다.

게 다가 은행과 재벌의 부실투자를 국가가 대신 갚아주는 바람에 국가채무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청년들이 부실기업과 부실은행을 대신해 천문학적인 빚더미를 갚아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리스 청년들은 복지 혜택을 빼앗기고 앞 세대의 빚더미까지 짊어지는 절망적인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 렇다면 그리스는 이 같은 청년들의 희생을 대가로 경제 회생에 성공하기는 했을까? 안타깝게도 2013년 그리스 경제성장률이 -3.3%로 여전히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자국의 청년들을 경제위기 극복의 제물로 삼고서 경제가 되살아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생산성 향상의 주체이자 소비의 기반인 청년들이 힘을 잃으면 그 나라 경제 전체까지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방용품 혁명, 아이슬란드의 청년과 경제를 살리다

같 은 시기에 경제 위기를 겪었지만 그리스와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한 나라가 바로 아이슬란드다. 금융위기가 일어난 직후 아이슬란드 3대 은행의 부채 규모는 최소한 2000억 달러(약 230조 원)가 넘었는데, 이는 당시 아이슬란드 GDP의 10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였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부실 규모에 당황한 아이슬란드 정부는 대규모 국채 발행을 통해 공적자금을 조성하여 부실화된 은행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고통 분담을 호소하였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일단 빚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그 빚더미를 미래세대에게 떠넘기려 한 점에서 금융위기를 당한 여느 나라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그 러나, 아이슬란드 국민들은 미래세대를 경제 회생의 제물로 삼으려는 정부의 계획에 분노했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아이슬란드의 시민들은 집에서 가지고 나온 냄비와 솥을 두드리며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들은 이를 '주방용품 혁명(Kitchenware Revolution, 아이슬란드어로는 Búsáhaldabyltingin)'이라고 불렀다. 아이슬란드 시민들은 민간 은행이나 기업들이 자신들의 탐욕으로 위험한 투기를 벌이다 생긴 부채는 국민들에게 손 벌리지 말고 그들 스스로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국채를 발행해 조성한 공적자금을 부실은행에 투입한다면 현 세대의 투기로 인한 손실을 미래세대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하였다.

금 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게이르 하르데(Geir Haarde) 당시 아이슬란드 총리는 국민들이 복지 축소와 국채발행을 거부하면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들을 위협했다. 그러나 다음 세대로 빚더미를 떠넘기지 않겠다는 아이슬란드 국민들의 의지는 단호했다. 결국 성난 시민들에 밀려 하르데 총리는 사퇴하였고, 투기를 일삼았던 은행들이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내버려두기로 결정하였다. 또 은행가와 정치가를 비롯한 90여 명이 금융위기를 일으켰거나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처럼 금융위기의 책임을 철저히 물은 아이슬란드 국민들은 경제위기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청년과 가족복지를 대폭 확대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놀라운 선택을 하였다. 실제로 2009년 사회보장 지출은 금융위기 직전보다 무려 36%나 늘어난 3,800억 크로나(3조 1천억 원)로 확대되었다. 그리고 그 예산은 대부분 법인세와 부유층에 대한 증세로 마련하였다. 당시 아이슬란드는 우리나라 경제 관료들이 경제를 망치는 짓이라며 결사반대하고 있는 여러 정책들을 총망라한 '정책 패키지'를 단행한 셈이었다.

청년의 가치를 아는 나라만이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그 렇다면 아이슬란드 경제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강화된 사회안전망 덕분에 아이슬란드 청년들은 누구나 직업훈련을 받고 재취업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재기에 성공한 청년들이 무너져가던 아이슬란드 경제에 놀라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2013년 아이슬란드는 유럽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3.5%라는 놀라운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였고, 실업률도 유럽 평균의 절반도 안 되는 4.9%를 기록하였다.

우 리나라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문제를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은 바로 청년과 미래세대다. 청년이 무너진 경제에서 기업만 살아남을 수는 없다. 청년이 살아야 기업도 살 수 있다. 청년인구 자체가 급속도로 줄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대대적인 청년 투자에 나서야 한다.

* 간혹 아이슬란드의 경제 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합리적 근거도 없이 막연하게 우리는 아이슬란드와 다르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에 대한 투자와 경제 성장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는 우리보다 훨씬 경제 규모가 큰 나라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대담한 경제'를 통해 그 놀라운 실상과 그 뒤에 숨어 있는 이론적 토대를 찬찬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
    ㅋㅋㅋ 2015.02.10 00:50
    망국으로 가고 있다오...
  • ?
    박근혜 2015.02.10 00:54
    복지에 개미만큼 투자하면서 과잉복지라니 ㅋㅋㅋ
    복지에 졸라 투자하는 나라는 졸라 잘 산다.
    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를 봐라.
    멍청한 자식아
  • ?
    ㅁ105 2015.02.10 07:05
    @박근혜
    그 세나라 모두 자원이 풍부한데요;
    그리고 세나라 모두 복지 줄이는 중입니다.
  • ?
    아러ㅏㅓ 2015.02.10 09:41
    @박근혜
    복지에 개미만큼 투자한다니 우리나라 복지금액이 얼만지 모르누만 투자는 생각보다 많이 하고 있다 문제는 그 돈을 중간에 빼처먹은 개자식들이지 ㅋㅋㅋ
  • ?
    a 2015.02.10 00:58
    능력도 안되는것이 대우는 1등으로 해달라네

    능력도 안되면서 고가 명품만 사는 김치ㄴ하고 다를게 뭐냐

    댓글 쓴 ㅅㄲ들 중에 부랄 달린놈들은 알아서 떼라

    쪽팔려서 진짜
  • ?
    ㅁㅁㅁ 2015.02.10 01:01
    @a
    이사람은 누구랑 이야기하는거고

    무슨 주제를 이야기하는거임?

    글을 못읽는건가

    아니면 딴글보다와서 실수로 여기다 적는 건가?

    그것도 아니면 난독증이라는 거임?
  • ?
    3333 2015.02.10 02:37
    @a
    그냥 관심종자임... 대응하지 마세요.
  • ?
    2015.02.10 17:42
    @a
    걍 디비자라
  • ?
    2015.02.10 00:59
    JTBC가 뭐 그렇지
    껀수 하나 잡고 늘어지는건 최강
  • ?
    ㄴㄱㅂㄱㅇ 2015.02.10 01:02
    @ㅡ
    문제 있을때 문제를 잡고 해결하기위해서

    하나하나 따지는게 토론아님?

    북한같은데서나

    중세 종교 암흑시대에는

    말토달면 그냥 죽이고해서 말한거랑 비슷하긴한데

    일단 여기는 민주주의 국가니 당연히 해야하는거아닌가?
  • ?
    행인 2015.02.10 01:20
    @ㅡ
    꼴통보수는 답이없다 쇄국인생의 그들
  • ?
    ㅋㅋㅋ 2015.02.10 09:53
    @ㅡ
    다른데는 안 그런 곳 없는 줄 아나보네 ㅋ
  • ?
    ㅇㅇ 2015.02.10 01:45
    잘사는 나라는 바라지도 않는다..

    제발 투명하게 했으면 좋겠다 ㅠㅠ

    잘 못 했으면 왜 잘 못 됐는지 파악하고 어떻게 수정해 나갈지 고민해야 하는데

    말 장난으로 숨기기 바쁘니..
  • ?
    -ㅁ- 2015.02.10 04:24
    우리나라가 복지 과잉인건 인정해야할 부분이다.
    1. 공무원 복지가 너무 좋음.
    2. 국회의원 복지는 그거보다 더 나음
    그러니까 얘들 복지 비용을 다 제거해버리면 우리나라 복지가 과잉이란 소리는 단한푼도 안나올껄.
    해보자 한번.
  • ?
    qwe 2015.02.10 08:55
    @-ㅁ-
    적어도 공무원은 월급이라도 적지...
  • ?
    2015.02.10 09:00
    @-ㅁ-
    싫은데
    왜 니말 들어야 함
    힘도 없는게
  • ?
    2015.02.10 09:20
    @-ㅁ-
    하루만 무능한 정부부처에서 일해봐...
    복지 니말대로 존나 좋은지 알 수 있을거야.
    국개새끼들은 하루종일 처자다가 자기들 연금안건 올리면
    벌떡 일어나서 만장일치하는게 일이지만
    이 나라는 항상 그렇듯
    말단들만 엿이다.
  • ?
    ㅁㄴㅇㄹ 2015.02.10 09:25
    @-ㅁ-
    공무원은 예전부터 월급 자체가 개거지였던게 어떻게든 복지로 때워주겠다했던게 슬슬 기본급도 같이 오르면서 좋아보이는거고

    국개의원은 말할 것도 없지 이건 예전부터 갑이었어 아 물론 군사정권 시절 때 저항하는 국개의원들은 생활이 힘들었지

    현재 국개의원 무보수로 돌리거나 국회의원의 입법자적 지위 유지를 위한 헤택을 제외한 다른 혜택은 모두 없애야한다
  • ?
    ... 2015.02.10 09:32
    @-ㅁ-
    우리가 과잉이면 위의 27개 국가는 진작에 망했겠다. 어휴 세뇌당한 수준.
  • ?
    ... 2015.02.10 09:33
    @-ㅁ-
  • ?
    ㄱㄷㅁ 2015.02.10 09:39
    결국 복지과잉으로 국민이 나태해져 부정부패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
    그냥 부정부패하기 때문인거.
    부정부패가 결과가 아니라 원인.
    즉, 김무성 니넘들이 문제인거야.
  • ?
    ㅉㅉ 2015.02.10 09:43
    그리스 아이슬란드 비교가 되냐?
    니네 옆집 조선족하고 이건희하고 비교하질 그러냐
  • ?
    2015.02.10 10:11
    복지가 문제가 아니라
    부정부패가 원인인거야
    나라 밥 먹고 일해봐라
    하는 일도 없는데 살금살금 돈 나가는게 얼마나 많고
    여기저기 눈치보고
    높은 넘들은 나랏돈 못써서 안달이다.
  • ?
    사고방식의 차이 2015.02.10 11:03
    토대부터 건강하게 하고 많은 나무를 길러서 숲을 조성하는 방식이 있고, 몇그루 나무를 크게 키워서 숲을 뒤덮는 크기로 만드는 방식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뒤에 방식을 선호하다보니.. 이젠 작은 나무를 길러낼 공간이 부족하다는... 사실 국회의원분들에게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근무 시간만큼 수당을 드리면 살만한 세계가 온다는 의견도 있기는 한데.. 난 확실히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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