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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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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으로 쓰는거라서 이어쓰기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그냥 씁니다. 4년 전에 조카가 아기강아지 두마리를 죽여서 글을 쓴적이 있었어요. 4년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새언니가 둘째 조카를 임신중이였고 16주차였어요.

오빠부부가 조카를 데리고 아동 심리 상담부터 대학병원들도 다니며 뇌검사도하고 사방팔방으로 조카를 위해 노력했는데, 알고보니 조카는 전두엽에 문제가 있더라구요.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후천적으로 뇌에 경미한 손상을 받아서 그랬을것같다고 하더랍니다) 여튼 전두엽에 신경 손상이 있었고 뇌경색이 왔을 때 처럼 작은 부분이 다쳐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공격적인 성향이 나타나는거라고 했답니다.

이건 고칠 수 없는거라서, 다만 아직 어리니까.. 뇌의 한 부분이 다치면 다른 부분이 그 기능을 대신한다고 하더라구요. 신경가소성인가.. 아무튼 그런쪽으로 기대를 걸어보고, 감정이나 사회적 규칙이나 선과 악에 대해서 교육을 확실하게 시켜야한다고 했습니다.

조카의 공격성을 외면하던 저희 아버지도 충격을 받으시고 현실을 받아들이셨고 결국 모든 가족이 조카의 '감정 교육'에 매달렸습니다.

조금이라도 공격적인 모습이 보이면 단호하게 교육을 시켰고, 유치원은 저희가 통제 할 수 없어서 다른 원생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유치원도 안보내고 새언니는 일도 그만두고 조카에게 매달렸었습니다.

근데 그게 그 아이에게는 많이 힘들었나봐요.

조카가 언니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때 저희가 언니 배에는 소중한 생명이 있다는 것을 자꾸 가르쳤고, 언니가 배가 더 많이 부를 수록 조카는 새언니에게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고, 언니는 그럴 때 가끔 배를 감싸는 제스쳐를 취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새언니가 임신 26주차가 되었고, 어느날 언니가 거실 바닥에서 조카랑 낮잠을 잘 때 조카가 혼자 깨서 쇼파에서 언니 배 위로 뛰어 올랐습니다.

결국 둘째조카를 그렇게 보냈고 언니는 척추에 심한 손상을 입어서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지만 아직도 지팡이라도 없으면 걷지 못합니다.

지금 조카는 저희가 있는 곳에서 한시간가량 떨어진 정신병원에 입원해있습니다. 언니는 그 후로 아직 조카를 보러가지 못했습니다.

새언니는 허리를 다치고 다리를 절고 둘째를 떠나보낸것으로 모자라서 어떻게 보면 첫째도 잃은것이고.. 그 충격으로 말을 많이 더듬게 되었고 기억력이 많이 안좋아졌고, 저희 오빠는 공황장애가 생겼고 그런 오빠 부부를 부모님이 챙기기 위해, 그리고 다리가 불편한 언니를 위해 가족 모두 좀 큰 전원주택으로 이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당시 상견례를 앞두고 있던 둘째오빠의 결혼은 무산되고, 저도 독일로 교환학생을 가려고 했었는데 포기하고 일년 휴학했었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저희 가족 많이 웃기도 하고 잘 이겨내려고 다들 노력중이지만..
그래도 단편적으로 보면, 부모님은 칠순을 바라보는 연세에 이런 고초를 겪으시면서 4년 사이에 오랜만에 보는 사람은 깜짝 놀랄정도로 많이 늙으셨습니다.

큰오빠는 아직 공황장애가 있고, 그래서 운전도 잘 못하고 사람 많은 곳은 아직 꺼려합니다. 원래 당시에 연봉 7300을 받으며 잘나가던 오빠였는데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월에 삼백도 못버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새언니는 위에 말씀드린 상태에서 조금 호전을 보이고있긴하지만 그건 신체적인거지.. 사실 정신적으로 큰 차도는 없습니다.

둘째오빠는 작년부터 다시 연애를 시작했고 올해 가을에 날짜를 잡았는데 자신은 결혼은 하더라도 딩크족으로 살겠다고 새언니 될 분과 합의했다고 했습니다.

원래 아이를 너무 좋아하던 오빠였는데.. 이유가 뭔지 저희는 말 안해도 알기때문에 그냥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저는 그냥 그 안에서 막내로, 가장 잃은게 없는 존재로, 그렇기때문에 가장 밝게 지내기위해 아직도 고군분투중입니다.

후기를 쓰는 이유는.. 이글을 보시는 여러분. 집안 모두가 정상이고 이렇다할 이유가 없다고 아이의 '특이함'을 그냥 지나치지마세요.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의심하고 걱정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저랑 둘째오빠는 아직도 가끔 둘이 술마실 때 이야기 합니다. 우리가 그때 임신한 언니를 배려해서 조카를 우리가 돌봤더라면, 아니면 조카를 좀 더 일찍 병원에 입원시켰더라면, 아니면 조카가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때 더 단호하게 교육을 시켰거나 병원에 데리고가봤다면.. 우리 가정이 이렇게까지 풍비박산 나지는 않았겠지. 합니다.

그렇지만 이미 늦은걸요..

아무쪼록 4년 전에 걱정해주시고 조언해주셔서 감사했으며 여러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드립니다. 새해복많이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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