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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환경이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건 당연한 거라지만 그걸 몸소 느낄만한 일은 별로 없었는데 최근 들어서 확실하게 느끼고 있네요.


어릴적에는 부모님 사이가 안 좋아서 결혼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매일 같이 싸우고 그러시는 건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두 분 사이가 좋진 않으셨습니다. 아버지는 지독한 워커홀릭이라 집에도 잘 안 들어오시고, 집에 들어오셔도 잠만 주무시느라 특히 사춘기때는 아예 남이나 다름이 없을 정도로 아버지가 어색했죠...

보고 자란 결혼 생활이 행복함이라는 단어랑은 거리가 멀어서 그랬는지 결혼 생각이 딱히 안 들고 부모님이 갈등이 심해진 고등학생때는 확고한 비혼주의가 되더군요...


그런데 두 분 다 자식들을 어느정도 키워놓고 나니 여유가 생기신 건지, 최근에는 사이가 아주 좋습니다. 아버지도 돈만 벌어오시는 게 아니라 자식들이랑 시간 많이 보내려고 노력하시는 게 눈에 보이시고, 무엇보다 부모님 두분이서도 많은 시간을 함께 하십니다. 같이 드라마 시청하시면서 장난치고, 가족끼리 여행도 가고... 가정이 화목해요.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결혼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어가는 게 느껴집니다. 어머니랑 아버지가 카톡으로 농담 주고 받거나 집에서 장난으로 투닥거리시는 모습을 보면 저렇게 살면 외롭지는 않겠구나, 저렇게 살면 행복하겠구나... 싶고.


예전에는 결혼은 미친짓이라는 생각 뿐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야 늙어서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굳이 어쩌자는 건 아닌데 오늘 부모님이 유치하게 농담 주고 받으시면서 웃으시는 모습을 보고 문득 생각이 나더군요... 어릴때랑 많이 달라진 제 가치관에 저 스스로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아무튼 그냥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라 그냥 좀 끄적여 봤습니다...

  • ?
    익명_40280535 2023.06.18 05:11
    어느정도는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근데 또 책 읽고 사람들이랑 지내면서 성격이 변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얼마든지 사람은 변할 수 있으니까요. 모르는 분이지만 가족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니 다행이네요! ㅎㅎ
  • ?
    익명_72629722 2023.06.23 16:58
    워커홀릭 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겠네요..
    게다가 그땐 지금처럼 워라벨이라는게 없었잖아요..
    지금 보면 우리보다 더 많은시간 일하시고
    집에와서 아이들 놀아주고
    어디 놀러가고.. 이런게 쉬운건 아니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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