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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10년지기 친구놈이 술자리에서 열정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더군요. 여자친구가 자신의 바람을 의심하며 피를 말린다고요. 맘 편히 뭘 하지를 못하겠다, 의심병이 환장할 수준이다, 여자들은 다 이러냐, 지친다 이러길래 저는 친구가 그럴리 없다 생각하며 열심히 편을 들어줬습니다. 친구랑 같이 사진 찍어주고 (여친한테 증거로 보내는 용) 여친한테 전화 걸려오면 직접 전화도 받아주고 하면서 열심히 친구의 결백을 증명하려 애썼습니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여자친구가 계속해서 자기를 들들 볶는다길래 네 여친도 참 너무하다, 이런 말 미안한데 그 정도로 의심하는 건 그냥 병이나 의부증 비슷한 거 아니냐, 차라리 헤어져라, 하면서 제 일 마냥 화내줬습니다.

 

열심히 나서서 친구의 결백을 증명해주려 애썼는데 이 씨발롬이 진짜 바람 피우고 있던 거 맞다네요. 여자친구한테 지금 보내야 된다고 같이 셀카 찍자길래 찍은 사진은 알고보니 저랑 찍은 자리에서 바로 보낸 척만 하고 소장하고 있다가 나중에 바람녀 만나러 가서 그때 찍은거마냥 연기하면서 보냈구요... 친구 여친이 의심하던 것도 뭐 여자의 감 이런걸로 생사람 잡으면서 들들 볶고 이런 게 아니라 의심 가는 정황이 너무 여러개라 증거 잡으려고 하던 거였다네요.

 

들키지나 말던가 저 포함한 다른 친구 몇 명이 잘 모르고 쉴드 쳐주니 기세등등해졌는지 행실 조까치 하고 돌아댕기다가 아주 증거 빼박인 거 잡혀서 걸렸답니다. 근데 그 여자분이 친구 군대까지 기다려 준 분이예요. 친구 취업 준비 할 때 뒷바라지도 열심히 해준걸로 알고요. 그래서 당연히 그 새끼는 천하의 개쌍놈새끼가 됐고 쉴드 쳐주던 저랑 다른 친구들은 같이 싸잡혀서 바람피는 놈 열심히 커버쳐준 쓰레기들 됐었습니다. 아주 나서서 여자분 같이 욕해주고 증거 사진 같이 찍어주고 했으니까 너네도 한패구나, 가 된거죠... 씹새가 바람 피우는 게 팩트인 거 알았음 쉴드 쳐주기는 커녕 쉴드로 후드려 팼을텐데 이 미친놈이 저희한테도 숨기는 바람에 같이 개병신 취급 받았었습니다. 저랑 다른 친구들이 우리도 진짜 몰랐다, 알았으면 절대 안 그랬다, 하면서 열심히 해명하고 그 새끼랑 손절쳐서 지금은 오해는 안 받는데 하마터면 저도 같이 바람 피우는 거 덮어주는 공범 될 뻔 했네요.

 

원래 남 연애에 그렇게까지 참견 안 하는데 이 친구는 그래도 10년이나 알고 지낸 친구라 좋은 마음으로 발 벗고 나서 열심히 도와주고 싶었는데 결국 돌아온 건 이런거네요. 자기 진짜 결백하다고, 억울하다고, 그렇게 잡아떼더니 바람녀 만난지도 1년이 다 돼가더라구요? 심지어는 여자친구가 자기 취업 뒷바라지 해주는 동안에도 다른 여자 만나고 다녔었나 보더라구요. 그 사실도 모르고 열심히 자기 뒷바라지 해주는 착한 여자친구나,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주기 위해 제 일처럼 화내가며 열심히 도와주는 저와 다른 친구들의 모습이 얼마나 우스웠을까요 ㅋㅋㅋㅋㅋ....

 

그 일 이후로 다른 친구들 연애에는 도움은 커녕 말도 안 얹습니다. 아니 연애뿐 아니라 그냥 남 일 자체에 나서는 일이 없게 됐어요. 도와주고 싶어도 저 새끼가 정말로 결백한 게 맞을지 의심부터 듭니다. 

몇 달 전 일이라 최대한 잊고 살았는데 최근에 그 친구가 자기 뒷바라지 해주던 여자 두고 바람 피우던 거 오만곳에 소문 쫙 나서 여자들이 벌레 보듯 보는데도 정신 못 차리고 여기저기 찔러보면서 어장치려고 한다는 소문 듣고 기분만 잡쳤네요. 저런 애를 친구로 두고 무조건적으로 믿어줬던 제 10년이 아깝고, 열심히 도와주려고 노력하던 게 허무하고, 그때 당시 비슷한 부류로 오해받은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네요. 그렇게 이미지 나락 갔으면 조용히나 살 것이지 왜 제 귀에 계속 소문 들어오게 사는지도 모르겠네요.

 

오늘 하루 나쁘지 않은 기분으로 시작했었는데 소식 전해듣고 순식간에 기분 잡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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