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은 중요한 것임을 알려주는 글

우리나라는 만성 수면 부족 국가다. 지난해 국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수면 실태를 조사했더니, 자신의 수면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50.6 퍼센트에 불과했다. 이들마저도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최적 수면 시간인 7시간 30분에 크게 못 미치는 6시간 18분이었다.

 

더 큰 문제는 현대인의 수면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진다는 점이다. 업무량의 증가로 늦어진 퇴근 시간, 시차가 있는 외국과의 업무, 텔레비전 시청이나 컴퓨터의 사용 등으로 수면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청소년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학업에 대한 부담감으로 잘 시간을 쪼개 가며 공부하고, 게다가 게임이나 인터넷 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수면 부족은 인간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우선 수면 부족은 비만을 유발한다. 영국의 한 대학에서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을 10시간에서 5시간으로 줄이는 실험을 한 결과, 피실험자의 체중이 평균 4퍼센트 늘었다. 그들의 혈액을 분석해 보니 수면 시간을 반으로 줄였을 때, 식욕을 자극하는 성분은 증가한 반면 억제하는 성분은 그만큼 줄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수면 부족은 노화 현상과 유사한 반응을 일으킨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정신적, 신경적 측면에서 젊은 사람도 노인과 비슷해진다. 36시간 동안 잠을 못 잔 20대 성인은 잠이 부족하지 않은 60대의 사람들과 유사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수면 부족 때문에 빚어지는 문제는 그뿐이 아니다. 옛 소련의 체르노빌과 미국 스리마일 섬의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수면 부족에 의한 인재였다. 졸음으로 인한 기계 오작동이 원인이었던 것이다.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2007년 교통사고 원인들 주에서도 졸음운전이 23.3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졸음운전은 면허 취소 수준을 훨씬 넘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7퍼센트의 음주 운전과 상태가 비슷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수면 부족은 단순히 피로감을 주고 집중력을 흐리게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모두 위협한다. 그러므로 생활 습관의 변화를 통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