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권태기인것 같습니다.
시작된지는 얼마안됐습니다.
권태기인것 같은데 저만 권태기가 온 것 같습니다.
아내가 여자로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연애때부터 아내가 이쁘다거나 몸매가 좋다거나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외적인건 평생가지 않는다고,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들어왔고 이쁘고 몸매좋은 여자 만날일이나 있겠나 싶었고 날 잘 챙겨주고 성격도 괜찮은 것 같아서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도 두명 있습니다.
권태기에 대해 찾아보니 과거사진이나 추억 떠올려보면 도움된다해서 연애하던 시절 사진도 보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왜 이 여자한테 빠졌을까 싶고 수차례 싸우고 헤어지자 이혼하자 그런 말도 많이 했는데 그 때 다른 여자도 만나보고 할 걸 그랬나 싶고
아내와의 연애가 첫 연애였습니다.
권태기가 오고 이제와서 과거를 떠올려보니 정말 내가 아내이기 때문에 좋았던걸까
아니면 그냥 연애 한번 해본적없고 모든게 다 처음이었어서, 날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것이, 연애한다는 것이 좋았던 건 아니었을까..
이제는 퇴근 후 집에 가는게 싫고, 집에가면 맘편히 쉬지도 못하고 먹는것도 편하게 먹을 수 없고 그래서 가능하면 최대한 늦게 가고 싶고..
같이 있어도 딱히 할말도 없고, 궁금한것도 별로 없고 무슨말을 해도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집에 있는게 답답하고 따분하고...
아내가 같이 어디 가자 하면 예전엔 좋지 당연하지 했다면 이젠 굳이? 귀찮은데.. 이런 마음이네요.
아내는 왜 저런 행동, 말을 할까, 애한테는 왜 그렇게 짜증낼까 나도 짜증많이내면서.. 왜저래 싶고
근데 또 그렇다고 숨쉬는것도 싫고 보기도 싫고 살닿는것도 싫고 그런건 또 아니고 그냥 별 생각이 없어요
애초에 스킨십 안한지도 오래됐고요
왜 이렇게 됐을까 고민도 해봤는데 부부관계가 거의 없던것도 큰것같습니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만요
첫째가 내년이면 어린이집 졸업하고 둘째는 내년엔 두살입니다.
첫째 가진 이후로 둘째 생길때까지 관계가진적이 10번도 안될겁니다.
둘째 가진 후로 여태까지 한번이 전부였고요.
얘기도 해봤습니다. 크게 싸운적 여러번인데 그때의 잔상이 남아서 하고싶은 마음이 안생긴답니다.
권태기때문인지 씻고나온 아내를 봐도 이제는 별 감흥이 없어요.
그렇게 욕구는 지금껏 혼자 풀고 있어요.
근데 그건 또 싫어해요. 다른여자 보고 그런거 싫다고..
저에 대한 아내의 마음은 그대로인데 저만 권태기가 왔네요.
문제는 극복하고 싶은 생각이 딱히 없어요
극복하려고 굳이 노력해야되나? 싶네요.
이혼한다면 어떨까 생각해봤는데 양가 가족들, 지인들과의 관계 같은 후폭풍이 무섭지 아내와는 크게 상관없을것같고 다만 아이들때문에, 애들없이, 애들안보고 어떻게살아 이런 느낌..
내가 지금 이상태인데 같이 사는게 맞나? 이혼을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봐야되나? 아내에게 얘기하자니 아내는 마음이 그대로인데 나만 이런건데 얘기하면 괜히 더 힘들어지는거 아닌가 생각이 많네요
더 늦기전에 각자 다른 삶을 살 수 있도록 진지하게 이혼을 생각해봐야될까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까요? 권태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첫째가 6~7살, 둘째가 3~4살때쯤이었고, 와이프가 산후에 살쪘는데, 애보느라 힘들어서 짜증부리고, 저도 애보느라 잠 못자고
관계도 잘 못갖고, 큰애도 투정 많이 부리고, 이러다 와이프가 우울증 증상 비슷하게 오고,
저도 자다가 애보느라 2시간에 한번씩 깨고
외벌이라 나는 회사 가야되는데 왜 새벽에 내가 이래야 하는가!! 하는 불만에 아내가 짜증내는것에 대한 불만,
출근할때 애보다 지쳤다고 얼굴도 안보고 자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었고
아내는 낳기 싫었던 둘째를 제가 낳자고 했고, 그때 회식이 많을때라 술먹고 늦게 들어오는게 싫고, 애가 너무 뚱뚱하고 많이먹고
똥도 많이싸고, 새벽에 자주깨서 그런 힘든것들에 대한 불만이 많을때라
정말 둘이 더럽게 많이 싸웠어요. 저는 평소에 누구에게 소리지르는 사람이 아닌데, 와이프가 소리를 지르니 같이 지르고
분위기가 정말 최악에 가깝게 계속 나빠져 가는데 항상 애보느라 꼬질꼬질한 모습만 보이고
애 둘이랑 같이 자면서 수유해야 하니 관계도 못갖고 여러가지 복합적으로 안좋았지요
그러다 사무실에 약간 흘리고 다니는 여직원이랑 같이 업무를 하게 되면서 회식자리도 자주 가고 이러다 보니까 친해지더라고요
일하면서 보는 사이니 얼마나 잘 꾸미고 다닐것이며, 업무로 얘기하는 사이니 말은 또 얼마나 예쁘게 했겠습니까..
그러니 그 직원은 천사로 보이고, 와이프는 집에가면 화만 내고 해주는것 없는 못난이로 보이고
정말 계속 안좋아졌어요 그러다 한번 크게 싸우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이혼하려고 둘이 합의해볼까 하는데
그 분위기를 애들이 느꼈는지 둘다 축 처져서 뒤돌아서 고개 숙이고 장난감 만지고 있는데....
아~~~ 이건 아니구나. 내가 죽일놈이구나. 애들이 뭔 죄인가.. 어른들이 낳아놓고 이건 아니지 않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애들은 책임져야지. 이런생각이 번뜩 들더라고요
그래서 부서 바꾸고, 주말엔 무조건 애들 제가 보고, 회식 해도 안가고, 일찍 가서 애들 둘 다 데리고 놀이터 다니고
큰애만 데리고 문화센터 다니고, 주말에 둘 다 데리고 키즈카페 가고, 혼자 애들만 데리고 놀이공원 가고
결혼식도 애들만 데리고 가고 노력을 했었지요
그러니까 와이프도 바뀌더라고요.. 사람이 점점 밝아지고, 덜 짜증내고, 애들도 크면서 점점 손이 덜가고
관계를 못하니 혼자 풀더라도 안걸리게 하고, 하기 싫어할때 강제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넷이 같이 놀러 자주 다니고, 맛있는거 먹고, 보드게임도 같이 하고
뭐 이러면서 점점점점 회복해서 이혼 얘기 쏙 들어가고 화목하게 지냈다는게 결론인데...
요즘엔 애들 커서 공부시키는 문제로 싸우고 있다는게 함정입니다.
암튼 길게 썼는데.. 애들을 낳았으니 책임은 져야하지 않겠습니까? 관계 갖는건 잠시 뒤로 미루고
뭔가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집안 분위기를 밝게 하다보면 다시 좋아질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