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ggoorr.net/any1/14708905
이 글 썼던 사람임.
이때 본인 시간 들여서 좋은 조언 남겨준 분들이 많이 계셔서 근황 정도는 남기는 게 예의라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쓰게 되었음.
그 동안 간간히 꾸르를 보니까 익게는 대부분 존댓말 사용이 기본인 느낌이긴 하던데, 원글을 반말로 써버려서 이 글도 그냥 반말 + 음슴체로 쓸게 양해 부탁함.
이때 달린 조언들이 큰 도움이 되었음.
이거 말고도 쓸 게 좀 많아서 과정까지 구구절절 쓰진 않겠지만 그냥 다양한 환경과 사례들을 접하고, 남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렇게 지냈음.
그 동안 연애는 안 했음. 내 가치관이나 마인드가 연애하기에 적합한 상태는 여전히 아닌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서.
어쨌거나 결과적으로 세상은 넓고, 정말 다양한 사례와 환경이 있다는 걸 새삼스럽게나마 좀 알게 된 것 같음.
그리고 무엇보다 나 스스로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된 부분이 있음.
내 가치관에 대한 걸 깊이 생각을 해봤는데, "모든 남자는 쓰레기야. 결혼은 여자한테 손해야."라는 극단적인 사상은 아니었고, 걍 딸은 아빠랑 비슷한 사람이랑 결혼하게 된다는 얘기가 있어서 "정말 혹시라도 내가 아빠 같은 사람이랑 결혼해서 엄마처럼 살게 되면 어쩌지?" 라는 두려움이 기반이었던 것 같음.
내가 "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뚜렷하게 알게 되니까 그 담부턴 생각 고쳐먹는 게 좀 더 수월하더라.
난 내가 안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지 못 한 결혼생활을 하게 될 게 두려웠던 거다 보니까, 연애는 안 하더라도 친구 관계든 단순 지인 관계든, 대인관계를 형성해나가면서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고, 그러면서 나름대로 사람 보는 눈을 좀 길렀던 것 같음.
그리고 보는 눈이 어느정도 길러져서 어 이 사람 쎄하다 싶어서 거르고 보니 나중에 이 사람이 진짜로 큰 사고 한 번 친다던지... 이 사람 이유는 모르겠는데 맘에 드네 싶어서 친해져보니 너무 좋은 인연이었다던지, 이런 경우가 몇 번 반복되고 나니 내가 이상한 사람 만나면 어쩌지에 대한 두려움은 확연히 많이 줄었음.
덕분에 감이랑 눈치도 많이 늘어서 그건 이 부분 뿐 아니라 여러 방면으로 유용하게 잘 쓰이고 있음 ㅋㅋㅋ
예전보단 확연히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드는 게, 여전히 "난 결혼은 못하겠다..." 싶긴 한데 그 이유가 예전이랑은 많이 다름. 예전엔 진짜 말 그대로 '이상한 남자 만나서 인생 조질까 봐'라는 이유로 결혼이 싫었는데, 요새는 그냥 내가 원체 예민한 성격이라 누가 됐든 남이랑은 한 집에서 못 살 것 같드라고. 강박증세가 있어서 청소 포함한 집안일이나 물건 배치 이런 게 내가 원하는대로 되어있어야 하기도 하고, 소리에 예민해서. 평생 같이 살아 온 부모님이나 동생이랑도 가끔 생활 방식 때문에 싸우는데, 아예 다른 가정환경에서 나고 자라서 성인 되어서야 만난 사람이랑 잘 맞춰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
심지어 가끔은 '그래도 혼자 살면 외롭긴 할텐데 성격 잘 맞는 사람이랑 만나서 살면 외롭진 않겠다' 싶은 생각도 듦.
정말 솔직히 말하면 아직 완전히 고쳐진 건 아녀서 가끔 편견이나 두려움 섞인 생각이 들때가 있긴 하지만, 그때마다 그냥 '남자친구도 없는데 결혼 걱정을 하고 있네;' 이 생각 하고 넘어가고 있음.
아직 완전 마음 고쳐먹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미 많이 달라진 게 내 눈으로도 보여서 앞으로는 더 나아질 거라 믿고 있음.
그때나 지금이나 주저리 주저리 말이 길었는데, 그냥 하고 싶은 말은 그때 조언 남겨준 사람들 모두 많이 고맙고, 그 덕에 지금은 나름 건강?한지까지는 모르겠고 많이 나아진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음.